서울의료원 연이은 노동자 사망 :
“김민기 병원장이 책임지고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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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 대표적 공공기관인 서울의료원에서 3년 동안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2015년 행정직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목숨을 끊은 후, 올해 초 故서지윤 간호사가 “병원 사람들 조문 받지 말라”는 유서를 남기고 사망했다. 그리고 지난 6월 환경미화 노동자가 과로로 인한 감염성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에 분노한 노동자들이 연이은 노동자 사망에 책임을 물으며 7월 12일 ‘서울의료원 김민기 병원장 퇴진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이 집회에는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이하 새서울의료원분회) 조합원들과 ‘서울의료원 직장 내 괴롭힘에 의한 故서지윤 간호사 사망 사건 시민대책위’(이하 시민대책위)와 지역의 노동·시민 단체들이 함께했다.
이 날 집회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경영효율화'를 명분으로 온갖 노동개악과 비정규직 차별을 일삼아 온 김민기 병원장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김민기 퇴진하라”, “인간답게 살고 싶다. 인력 충원하라”, “노동자 죽음 제대로 진상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뿐만 아니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두 명이나 사망했음에도 최근 환경미화 부서에서 괴롭힘이 있었다고 한다. 이에 노동자들은 “직장 내 갑질 근절”을 외치며 국가인권위에 제소할 계획을 밝혔다. 이 날 집회에는 퇴사한 직원도 참석했는데, 그는 “갑질은 꼭 근절돼야 한다”고 외쳤다.
변희영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노동자가 목숨을 담보로 일해야 하는 세상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노동존중 세상이고 인권국가인가?”라고 비판하면서, “잘못한 사람이 있다면 반성하고 처벌해야 하는데 서울시와 병원은 은폐하고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다. 병원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가 아닌 사익을 위해 이용하는 김민기 원장은 사퇴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서울의료원에서 부당해고 당했다가 복직 투쟁에 승리한 이동한 조합원은 “환경미화원의 죽음은 인재(人災)다. 인력충원 없는 연차사용이 결국 조합원을 과로사로 사망하게 했다. 어떤 미화노동자는 18일 연속근무한 사람도 있다” 하고 폭로하며, “서울시도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책임을 다하라! 서울시와 병원은 모든 직군에 인력을 먼저 충원 후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라며 인력충원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정병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은 “병원은 故서지윤 간호사, 환경미화원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도 없었다”며 “한 사업장에서 3명의 노동자가 연달아 사망한 것은 직원관리 운영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뜻한다. 직장 내 괴롭힘, 과로 등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결과가 예견됨에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것은 범죄다. 진정성 있는 사과에 재발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경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김민기병원장은 취임 후 69명이던 청소노동자를 58명으로 줄였다. 그래서 노동자가 죽었다. 노동자들이 아파도 쉴 수가 없다. 서울의료원은 김민기 병원장의 병원이 아니라 서울시민의 것이다. 김민기 병원장은 더 이상 노동자 죽이지 말고 퇴진해야 한다”, “서울시도 예산타령만 하지 말고 지금 당장 인력 충원하라”고 요구했다.
새서울의료원분회에서는 매주 사내 중식집회를 하며 “인력충원! 노동조건개선! 관리자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병원 측은 압력을 받아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휴식 공간을 마련했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은 김민기 병원장이 퇴진할 때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민기 병원장은 더 이상 버티지 말고 노동자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개사과 후 물러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