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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라클노조 기자회견:
구조조정과 10년 임금 동결에 항의하다

한국오라클 클라우드 관련조직 불법구조조정 및 10년 임금동결 규탄 기자회견 ⓒ안형우

오라클노조가 7월 3일 오라클의 한국 첫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개소식이 열리는 라움아트센터 앞에서 “한국오라클 클라우드 관련 조직 불법구조조정 및 10년 임금동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을 규탄했다. 이날 라움아트센터에는 오라클 주요 고객사 관계자 150여 명이 모였다.

기자회견에 민주노총 사무금융면맹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남동지구협의회 소속 노조들, 노동자연대와 정의당 강남지역위원회에서 참석했다.

한국오라클 사측은 탐송 지사장이 부임한지 이틀만인 5월 23일, 클라우드 관련 부서 노동자들에게 구조조정을 일방 통보했다. 보름 후까지 권고사직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으면 임금의 50퍼센트인 기본급만 받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안종철 위원장은 발언에서 외국계 IT 기업들이 관행처럼 상시적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고 폭로했다.

안종철 한국오라클노조 위원장 ⓒ안형우

“그동안 [한국오라클 사측은] 필요할 때 인원을 대규모로 채용하고, 사업적 필요에 의해 마음대로 감원을 시도하고, 권고사직에 동의하지 않으면 대기발령, 이마저도 동의하지 않으면 징계 해고를 일삼아 왔다. 미국 본사 정책을 이유로 국내법을 무시하고 한국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노조가 항의하면서 전체 구조조정 대상자 36명 중 10여 명이 권고사직에 응하지 않고 버티고 있다. “노조가 없던 시절엔 한 명 남을까 말까였어요.” 안종철 위원장의 말이다.

노조는 구조조정 대상 전원을 원하는 곳으로 전환배치할 것, 대기발령 기간 동안 통상임금의 100퍼센트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안종철 위원장은 징계를 이용한 구조조정에 대한 안전장치로서 “최소한의 요구인 인사상 징계 절차를 명확히 하자는 노조의 요구조차 사측은 거부하고 있다”면서 비상식적인 사측의 행태를 규탄했다.

노동자들은 앞으로 구조조정이 더 확대될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한 오라클 노동자는 “구조조정이 더 거세질 수도 있다. 우리 부서는 사람이 나가도 뽑지를 않는다” 하고 말했다.

실제 오라클은 클라우드 전략을 수정하면서 지난 3월부터 세계적 차원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그 규모가 최소 수천 명에서 최대 1만 4000명(전체의 10퍼센트)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국오라클의 구조조정도 이것으로 끝이 아닐 수 있으므로 현재 벌어진 구조조정에 맞서는 것은 전체 오라클 노동자들에게 중요하다.

매출은 3배 성장, 임금은 10년째 동결

한국오라클 클라우드 관련조직 불법구조조정 및 10년 임금동결 규탄 기자회견 ⓒ안형우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10년 간 동결된 임금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김승현 사무금융연맹 일반사무업종본부장은 발언에 나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오라클은 노동자들이 강제로 임금 동결 당한 10년 동안 매출이 3배 늘어났다. 지난해 사용자 한 사람이 가져간 돈이 120억도 아니고 1200억이다. 노동자들은 임금을 동결당하고 상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혹독한 노동으로 회사를 배 불려주고 사용자들에게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보수로 안겨주었다. 그런데 한국오라클은 보상은커녕 경영상 필요라는 어처구니없는 뻔뻔한 구실로 불법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오라클노조는 “노동부 현장 근로감독 와중에 지적된 문제들은 노동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며 사측의 불법 행위들을 폭로했다. 오라클에는 국내법이 규정하는 근로계약서 자체가 없으며, 취업규칙도 근로기준법을 위반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노조는 ‘24시간 365일 언제든 일을 시킬 수 있다’ 하는 내용에 서명을 강요하고, 서명시 초과근로수당을 미지급한 부서도 있었다고 폭로했다.

유지섭 사무금융연맹 수석부위원장은 발언에서 “고용노동부 관계자들과 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오라클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징계와 해고, 근로기준법 위반 등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사용자를 처벌할 것을 요구한다” 하고 말하면서 “전국 사무금융연맹 8만 노동자들은 끝까지 함께 투쟁하겠다” 하고 투쟁을 독려했다.

오라클 노동자들이 첫 파업에 나선지 400일이 넘게 흘렀다. 그동안 노동자들의 지탄을 받던 지사장이 사임했다. 초과 노동이 줄고 미사용 연차수당 1년치가 100퍼센트 지급되는 등 일부 개선도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사측은 일부 노동자들에게만 성과급 명목으로 일시금을 주고 임금을 인상해 주는 등 이간질 시도도 해 왔다.

새 지사장이 부임하자마자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에서 볼 수 있듯, 사측은 전열을 정비하고 다시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구조조정 반대,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투쟁을 지속하고 있는 오라클노조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한국오라클 클라우드 관련조직 불법구조조정 및 10년 임금동결 규탄 기자회견 ⓒ안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