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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자율주의 당 개념에 대한 나의 생각

조정환 씨는 맑스 꼬뮤날레에서 당을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위계적 질서를 만들어 가는 조직”이라고 정의했다. 이들은 국가 타락의 맹아를 당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자율주의자들은 스탈린주의 정당들이 운동을 통제하고 소련이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과 거래하는 데 운동을 이용했던 기억 때문에 이런 초역사적인 결론을 정당화하는 듯하다.

그러나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반드시 위계적 질서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위계적이어서도 안 된다. 1917년 러시아에서 소비에트의 대표들은 노동계급의 입김에 따라 움직였다. 볼셰비키도, 멘셰비키도, 사회혁명당도 소비에트에게 위계적으로 지시하지는 못했다.

노동계급이 볼셰비키를 지지해서 행동했기 때문에 그것을 위계라고 이야기한다면 그것만큼 지독한 추상화도 없다.

자율주의자들은 그 후에 있었던 소비에트 러시아의 타락을 반혁명군의 침입과 독일혁명의 패배로 인한 소비에트 러시아의 고립과 노동계급의 소멸, 그로 인해 일어난 반혁명이라는 일련의 과정에서 찾기보다는 추상적인 ‘권력’이라든지 ‘위계’에서 찾는 듯하다. 이 때문에 이들은 고전적 마르크스주의 전통과 스탈린주의 전통을 구분하기를 거부한다.

노동계급이 당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당제를 지지한다. 노동계급은 논쟁 속에서 옳은 당을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운동이 앞으로 전진하면서 어떤 전략전술이 옳은가 결정해야 할 때 논쟁할 구심점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래서 당은 필요하다.

고전적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당은 특정 정치를 공유하고 있는 무리를 의미한다. 당과 노동계급은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 이러한 논쟁 속에서만 노동계급을 비롯한 다중은 자신들만의 판단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