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생 단체가 모여 톨게이트 투쟁 지지를 선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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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명 해고가 인간 존중이냐”, “직접고용 정규직화”,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라.” 7월 24일 청와대 앞, 대량해고에 맞서 투쟁하는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노동자들과 이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함께 구호를 외쳤다.
여러 청년·학생 단체들이 모여 톨게이트 수납원 투쟁 지지 기자회견을 열었다. 꿈꾸는고래,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사회변혁노동자당 학생위원회, 숙명여대 노동자와 연대하는 만 명의 눈송이: 만년설, 정의당 박예휘 부대표, 정의당 청년당원모임 모멘텀, 청년민중당, 청년전태일, 홍익대학교 노동자와 학생들이 함께하는 ‘모닥불’(가나다 순)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기자회견을 하는 학생 약 20명 앞에는 청와대 앞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수납원 300명이 줄을 맞춰 앉아 있었다. 기자회견은 마치 학생과 노동자들의 연대 집회 같았다.
발언자들은 모두 문재인 정부를 규탄했다. 정규직화 약속을 저버리고, 한국도로공사가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도 무시하고, 1500명을 해고하고, 폭염과 매연과 장맛비 속에서 노숙 농성을 하는 노동자들을 매몰차게 대한다고 말이다. 그리고 모두 끝까지 연대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동 배신 정부
“문재인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고 표명하고 촛불 정부를 자임했지만, 쇼였습니다. 노동 현실은 바뀌지 않았습니다.”(류기환 청년민중당 대표)
“이름만 바뀌는 자회사 방식은 결코 정규직화가 아닙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장태린 만년설 대표)
“우리 사회 ‘투명 인간’들과 함께 어깨 걸고 싸우겠습니다.”(김지문 모멘텀 조직국장)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비정규직 해고였단 말입니까! 문재인 정부는 ‘노동 존중 정부’ 아니고, 너무나도 명백한 노동 배신 정부입니다. 정부와 도로공사는 약속대로! 법원 판결대로! 톨게이트 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해야 합니다.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양선경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활동가)
한국도로공사는 스마트톨링(무인화) 도입을 근거로 노동자들에게 자회사 고용 방식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반박도 있었다.
“정부와 도로공사는 스마트톨링 도입을 핑계 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상용화되지도 않은 스마트톨링 때문에, 현재 잘 일하고 있고 계속 일하고 싶은 1500명 노동자를 해고하는 게 말이 됩니까?”(양선경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활동가)
좋은 일자리
학생들의 지지와 연대 선언에 노동자들도 화답했다. 기자회견 발언에 나선 구경숙 인천일반노조 한국도로공사 인천톨게이트지부 지부장은 울먹이며 학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학생들의 연대가 너무 고맙습니다.”
구경숙 지부장은 당당하게 싸워 이기겠다고도 했다. “우리의 일은 하찮은 일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이 아니었다면 현재의 한국도로공사가 있었겠습니까?
“언론과 정부는 우리 보고 떼쟁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우리가 옳습니다. 열심히 투쟁해 학생과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물려주도록 하겠습니다. 이 나이에도 뭔가 한 가지를 해냈다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어른이 되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자체 집회를 이어 나간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 노동자들은 밝은 미소를 짓고 손을 흔들며 학생들을 배웅했다.
〈기자회견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투쟁 청년-학생들도 지지한다!
문재인 정부가 책임지고 즉각 직접고용-정규직화하라!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인천 공항을 방문해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시작하겠다고 했다. “사람 중심”, “노동 존중”을 말했다. 하지만 취임 3년차인 지금, 여성이 다수인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에게 그 결과는 1500명 대량해고다.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무더위 속에서도 단호하게 청와대 앞에서, 서울 톨게이트 위에서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가 우리를 해고했다. 정부가 책임져라” 하고 요구하고 있다.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은 한국도로공사가 사용자라는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을 진행해 2015년 법원으로부터 불법파견을 인정받았다. 2017년 2심에서도 승소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상고했고, ‘가짜 정규직화’인 자회사 전환을 강행했다. 최근까지도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은 자회사 말고 다른 대안은 없다는 식의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법원조차 직접고용을 해야 한다고 판결했는데, 정부 기관이 나서서 꼼수를 부리려고 하는 것이다.
한국도로공사는 ‘4차 산업혁명’, ‘스마트톨링(무인화)’를 근거 삼으며 노동자들에게 불안정한 고용을 강요하고 있다. 이미 도로공사 사측은 무인화가 도입되면 인력을 감축해야 한다는 계획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미래의 무인화와 ‘구조조정’을 위해 지금 당장 노동자들이 고용 불안을 강요받을 필요는 없다.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 대부분이 중년 여성이고, 장애인도 적지 않은데 농성을 시작한 이후에도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냉혹하기 그지없다. 해고 직후 한 청와대 비서관이 “해고는 본인이 선택” 한 것이라고 말해 사회적으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불법” 운운하며 노동자들을 비난했다. 심지어 분노스럽게도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이 사측의 자회사 전환을 정당화해 주고 있다.
최근 정부는 역대 최저의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을 확대하고, 노동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반노동 정책을 펼치며 평범한 사람들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키려고 하는 지금,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은 다른 비정규직 투쟁의 일부이자 최전선이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이 전진한다면 투쟁하고 있는 다른 노동자들과 학생, 청년들에게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대량해고에 맞선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너무나도 정당하다. 청년 학생들도 적극 지지한다. 우리 청년-학생들은 톨게이트 수납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끝까지 연대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책임지고 즉각 직접고용하라!
- 1500명 대량해고가 “인간 존중”이냐, 톨게이트 수납원들을 직접고용 정규직화하라!
- 톨게이트 노동자 대량해고,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라!
2019년 7월 24일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