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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 파업을 준비중인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가 올해도 산별 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교섭에서 더는 진전이 없으면 7월 8일부터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보건의료노조의 올해 산별 교섭은 병원 사측의 고의적 방해로 한 치도 진전하지 않고 있다. 사측의 강경한 태도에는 의료 시장화와 구조조정 과정에서 확실하게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가 있다.

올 7월은 모든 병원들이 주5일 근무를 시행하고 이에 따른 인력 충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산별 협약에 따라 1천 명 이상 규모의 병원에서 시행한 주5일 노동도 인력 충원을 제대로 하지 않고 변형 근로를 도입해 휴가조차 반납해야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행자부는 공공 병원들의 주5일제를 가로막는 ‘토요 진료 유지’ 방침까지 발표했다.

게다가 정부는 지난 5월 13일 병원의 영리 법인화를 허용하는 ‘의료서비스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주식회사 병원’들이 등장하고 민간보험회사들이 판을 치게 될 것이 뻔하다.

그리되면 의료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고 의료 이용의 불평등은 심화할 것이다. 또, 정규직 노동자들은 심각한 고용 불안에 놓이고 비정규직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는 2005년 산별 협약안에서 전면적인 주5일제 시행과 인력 확충, 병원의 영리법인화 반대, 민간의료보험 도입 반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협약보다 진전한 비정규직의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 등도 제출했다.

파업할 테면 해 보라는 식으로 나오는 오만한 사용주들에 맞서 승리하려면 강력한 파업이 필요하다. 따라서 지난해처럼 정부의 직권중재 압력에 굴복해 병원 필수 인력이 업무를 수행하게 해 파업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방식을 채택해서는 안 된다.

또 이 투쟁이 아래로부터 조합원들의 힘을 충분히 동원하려면 각 지부의 자주적 투쟁을 더욱 고무해야 한다. 그런데 보건의료노조는 지난해 큰 문제가 됐던 ‘10장 2조’를 올해는 더욱 강화해 ‘산별기본협약 2장’이 모든 지부 협약에 우선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보건의료노조 산하 지부들 내에서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일부 지부들은 산별 협상에 힘을 싣지 않거나 산별 교섭에 불참하고 있다. 이런 조항이 산별 노조의 조직 역량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병원 사용주들은 비열하게도 이 문제를 이용해 협상을 교란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산별기본협약 2장’을 삭제하고 산하 지부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강력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이 조항을 고수한 채 파업을 벌여도 우리는 이 파업을 적극 지지해야 한다. 정부의 의료 시장화와 사측의 구조조정에 맞서는 정당한 이 투쟁이 강력할수록 평조합원들이 진정한 이니셔티브를 발휘할 기회도 그만큼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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