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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2019 폐막:
청년과 노동자가 마르크스주의적 대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다

맑시즘2019가 나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맑시즘은 올해에는 8월 22일(목)부터 25일(일)까지 서울 고려대학교에서 열렸다. 국제 쟁점, 한국 사회의 뜨거운 현안, 마르크스주의 기본 사상 등 60여 개 워크숍에서 참가자들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오늘날의 개혁주의와 혁명’ 워크숍을 가득채운 맑시즘2019 참가자들 ⓒ이미진

다행히 찌는 듯한 무더위가 한풀 꺾여 참가자들도 조금 수월하게 워크숍에 참가하고 주최 측이 마련한 사회과학도서 책방도 둘러볼 수 있었다.

올해 맑시즘에는 청년층 참가가 두드러졌다. 문재인의 개혁 배신으로 청년층 사이에서 지지율이 급락했는데 그중 일부는 좌파적 대안도 진지하게 모색하기 시작한 듯하다. 예년처럼 조직노동자와 대학생도 많이 참가했다. 청소년들의 참가도 눈에 띄었다.

1년에 한 번뿐인 대규모 마르크스주의 토론의 장에 참가하려고 수도권뿐 아니라 멀리 지방에서 온 참가자들도 있었다. 부산, 삼척, 울산, 김제, 제주 등등.

또한 난민과 이주 노동자들도 참가해 많은 환대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국경을 뛰어넘어 연대의 인사를 보냈다.

‘난민 차별의 현실과 운동’ 워크숍을 마친 맑시즘 참가자와 난민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조승진
맑시즘이 열리는 고려대학교 곳곳에 맑시즘을 지지하는 메세지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노동조합 등 200곳 가까운 단체들과 약 160명의 개인들이 맑시즘을 후원했다. ⓒ이미진

올해 맑시즘이 성공적으로 치러진 것에는 참가자들만이 아니라 다양한 단체와 개인들의 후원과 연대가 기여했다.

노동조합, 노동단체, 학생회, 진보 언론 등 200개 가까운 곳이 맑시즘2019를 후원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 하에서 투쟁하는 노동조합들의 후원이 두드러졌다. 개인 후원을 한 사람도 160명이나 됐다. 감사하게도 고려대학교 내 여러 학생회들, 노동조합들, 진보적 학생 단체들이 행사 개최를 지원하고 연대 메시지도 발표했다. 덕분에 행사가 쾌적하고 안정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다. 행사가 원활하게 치러지는 데에는 나흘간 연인원 70여 명이 참가한 행사 진행팀 요원들의 덕도 컸다.

올해 맑시즘 주제별 참가를 보면, 문재인 정부의 개혁 배신, 경제 위기, 지정학적 불안정, 기후 위기 등을 배경으로 근본적인 대안에 대한 관심이 자라나고 있는 듯하다. 미중 갈등, 한일 갈등을 포함한 제국주의, 노동계급 등 ‘거대 담론’ 주제가 예년보다 관심이 높았다. 당연히 마르크스주의 기본 사상 주제들도 호응이 좋았다. 질문과 토론들도 밀도가 높았다.

저명한 진보 지식인들인 김태형 심리연구소 ‘함께’ 소장이 진행한 심리학 관련 강연들, 최무영 서울대 물리학 교수의 ‘과학과 사회’는 평일 낮 첫 강연들이었는데도 참가자들이 많았다. 맑시즘의 인기 연사인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 어디로 가고 있나’ 주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토론들에서는 질문과 주장도 활발했다.

올해 해외 연사로 방한한 찰리 킴버는 명쾌하고 재치 있는 발제로 인기 있었다. 찰리 킴버는 ‘트럼프, 버니 샌더스, 민주사회당’, ‘인터넷 시대에도 혁명적 신문이 여전히 유효할까?’, ‘유럽의 새 극우와 파시즘’, ‘오늘날 개혁주의와 혁명’을 주제로 발표했다. 오늘날 세계 정치의 핫 이슈를 다룬 킴버 강연들에서 많은 참가자들이 경청하고 질문하고 주장했다.

홍콩 사회주의자의 영상 발제가 있었던 홍콩의 송환법 반대 투쟁, 기후변화와 자본주의, 난민 차별과 운동 등 국제적으로 뜨거운 주제들도 인기가 높았다.

"오늘날의 개혁주의와 혁명" 워크숍에서 연설하는 찰리킴버 동지 ⓒ조승진
홍콩 사회주의자 람치렁 동지가 ‘홍콩의 송환법 반대 투쟁’에 대한 연설을 하고 있다 ⓒ조승진

일선 활동가들이 발표자로 나선 여러 노동운동 현안 토론들에는 여러 작업장의 노동자들이 참가해 경험을 나누며 서로를 고무했다.

급진적 사상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는 또 다른 결과는 나흘 동안 맑시즘 책방에서 책이 1342권이나 판매된 것이다. 최근 맑시즘 중에 가장 많은 판매 부수다. 특히 마르크스주의, 사회주의 기초, 혁명가의 생애에 관한 책들이 인기였다.

여러 참가자들이 맑시즘을 참가하면서 마르크스주의적 대안에 대한 진지한 모색과 고민도 깊어진 듯하다. 맑시즘에 참석해 주최단체 노동자연대에 가입한 한 청년 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못 알아듣는 강연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책을 12만 원어치 구매했어요. 맑시즘에서 [일상에서 접해 보지 못한] 여러 주제들을 배워서 신선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배우고 있어서 즐겁고 행복합니다.”

노동자연대 학생그룹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고조된 관심을 이어가려고 맑시즘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왕초보를 위한 세미나 모임 마르크스주의 A to Z”를 진행할 계획이다.

폐막 강연인 ‘오늘날 개혁주의와 혁명’에서 찰리 킴버는 이렇게 호소했다.

“우리에게 계급 착취, 차별에 맞서 단련된 조직이 필요합니다. 사회주의적 조직의 필요성에 눈을 뜨고 함께합시다.”

ⓒ이미진
맑시즘 참가자들이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파업을 지지하는 메세지를 적고 있다 ⓒ이미진
인터내셔널가를 부르는 맑시즘 참가자들을 찰리 킴버가 핸드폰에 담고 있다 ⓒ조승진
이집트 난민이 연대를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조승진
나흘간 맑시즘 행사가 원활하게 치러지는데 큰 기여를 한 70여 명의 진행팀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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