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에 갇힌 난민 루렌도 가족의 입국을 막고 난민심사 기회마저 박탈한 법무부 결정을 취소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한국 정부는 앙골라에서 온 루렌도 가족을 인천공항에 270일 넘게 억류해 왔다.
9월 27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는 루렌도 가족이 제기한 난민인정심사 불회부 결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1심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인천공항 출입국 외국인청이 루렌도 가족의 난민 신청을 ‘명백한 이유 없는 신청’이라고 난민심사에 회부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앙골라 현지에서의 박해 가능성이 없다고 했지만 2심 재판부는 이런 판단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로써 루렌도 가족은 난민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난민심사에 회부되면 입국이 가능하다.
선고 직후 난민과함께공동행동은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을 환영했다. 루렌도 가족을 변호해 온 이상현 변호사는 법무부가 상고하지 말고 루렌도 가족을 입국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렌도 가족을 물심양면 도와 온 한국디아코니아 대표 홍주민 목사도 “이런 날이 오다니 눈물이 날 것 같다”며 기쁨을 표했다. 또한 루렌도 가족이 우리 이웃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루렌도 가족은 난민과함께공동행동과의 통화에서 고마움과 기쁨을 전했다.
법무부는 오늘 판결을 즉시 수용해 루렌도 가족을 즉각 입국시켜야 한다. 9개월 동안 힘겨운 나날을 버텨 온 루렌도 가족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 루렌도 가족에게 자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