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민주노총 톨게이트 노동자들:
“동료 버리라는 중재안 받을 수 없어. 전원 직접고용 위해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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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위원회 중재안 부칙에 관한 해석에서 일부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10월 9일 도로공사와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가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의 중재안에 합의했지만,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노동자 500여 명은 중재안을 거부하고 투쟁하고 있다. 여전히 노동자 약 200명이 김천 도로공사 본사를 점거하고 있고, 건물 밖에서도 수십 명이 농성 중이다. 청와대 앞에서도 일부가 매일 집회를 하고 있다.
10월 12일에는 ‘직접고용 쟁취! 비정규직 철폐! 민주일반연맹 결의대회’가 열렸다. 건물 밖에서 농성 중인 톨게이트 노동자, 민주노총 각 지역본부와 민주일반연맹 소속 노동자 등 300여 명이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앞에 모였다.
도로공사 농성장 주변에는 “개떡 같은 합의서 우리는 거절한다”, “그것도 중재안이냐” 등 을지로위원회 중재안을 규탄하는 내용의 팻말들이 붙어 있었다.
경찰과 펜스로 가로막혔지만 농성장 안 노동자들도 바깥으로 나와 연대 대오를 반겼다.
이날 집회에서는 을지로위원회의 중재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았다. 을지로위원회 중재안의 골자는 1심 승소자(2심 계류자)만 직접고용하고, 1심 계류자는 판결 결과에 따르되 판결 전까지 도로공사 기간제로 고용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1심 변론이 종결된 2015년 이후 입사자는 “관련 차후 최초 판결”에 따른다는 부칙을 뒀다. 도로공사 측은 2015년 이후 입사자는 불법파견 요소가 없다고 주장해 왔는데, 이런 의견을 수용한 중재로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조항으로 보인다.
이런 안에 대해 청와대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칭찬했다.
현장 발언을 한 박은주 조합원(공공연대노조 도로공사영업소지회 보성분회)은 을지로위원회 중재안은 동지를 버리라는 안이라며 비판했다.
“오로지 한마음으로 1500명이 함께 가자며 여기까지 왔습니다. … 저희 수납원들이 점거농성을 시작하자 을지로위원회가 나서서 중재를 시작했지만 을지로위원회의 중재안도 법원 판결 취지와 맞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역시 을지로위원회는 노동자 편은 아닌가 봅니다.”
“우리는 어려운 말들은 모릅니다. 다만 적게는 몇 년, 많게는 몇십 년을 같이 일해 온 동지를 버리는 안을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는 10월 9일 단독 합의했습니다. 우리는 무더위와 장마, 태풍, 온갖 회유와 협박을 견디며 함께하자고 결의한 동지를 등지고 갈 수는 없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우리는 한날한시에 직접고용 되는 그날까지 한 발짝도 물러서는 일 없이 두 어깨 나란히 할 것을 약속할 것입니다. 오늘 연대 와 준 여러분께서도 더욱더 힘 있는 연대 부탁 드립니다.”
도명화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지부장도 을지로위원회 중재안의 핵심은 ‘갈라치기’라며 비판했다.
“대법원 판결로 갈라치고, 2심 계류자를 갈라치고 또다시 1심 계류자를 갈라치고 있습니다. 1심 계류자도 다 들어오라는 게 아니고 순차적으로 들어오라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도로공사는 가만히 있겠습니까. 저희가 뭉쳐 있을 때 가장 큰 무기라는 것을 우리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무기를 도로공사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계속 갈라치고 계속 선별적으로 고용하겠다는 겁니다.”
집회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을지로위원회 중재안에 대해 불만을 터뜨렸다.
“제가 2017년에 입사하고 1심 계류자인데 을지로위원회 중재안은 저 같은 사람은 배제하자는 거예요. 2015년 이후 불법 파견 요소를 없앴다는 것도 이해가 안 가요. 계속 도로공사 직원들이 영업소 업무 보고를 받았단 말이에요.”
‘톨게이트직접고용대책위’는 10월 19일 서울 세종로 소공원에서 톨게이트 수납원 직접고용을 위한 촛불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톨게이트 노동자들이 합창과 율동 공연도 했다. 경찰 펜스를 가운데 두고 농성장 안팎 노동자들의 합창 소리가 울려 퍼졌다.
노동자들은 전원 일시 직접고용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