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균재단 출범:
“억울한 죽음을 없애는 건 살아 있는 우리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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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서울시립미술관 세마홀에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이하 김용균재단) 창립 총회와 출범 대회가 열렸다.
김용균재단은 발전소 청년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숨진 고(故) 김용균 씨를 추모하며 산업재해 추방과 노동자 건강권 쟁취, 비정규직 철폐와 안전하고 차별 없는 일터 만들기를 목표로 한다.
김용균 씨의 죽음과 이에 대한 항의 운동은 해마다 노동자 2400명이 산업재해로 숨지는 비극과 비정규직 차별의 현실이 문재인 정부 하에서도 여전하다는 것을 밝히 들춰냈다.
창립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김용균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이렇게 말했다.
“아들이 다시 이곳에서 살아 숨 쉬는 것 같아 기쁩니다. 비정규직이라 당한 용균이의 처절한 죽음을, 이전에 있었던 수많은 노동자의 죽음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억울한 죽음을 없애는 건 살아 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우리의 행동이 이 사회에 밝은 빛이 되길 바랍니다.”
이날 출범 대회에는 김용균 씨의 동료인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해 그간 투쟁에 참여해 온 민주노총 소속 여러 노동자들과 노동운동 활동가들, 김용균 시민대책위 소속 단체 활동가들, 산업재해 피해 유가족들과 세월호 유가족들, 김용균 특조위 위원들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앞으로 김용균재단은 고(故) 김용균 노동자 추모 사업, 산재 사고 예방과 대응·지원 사업, 비정규직 철폐 사업, 청년노동자 권리 보장 사업 등의 활동을 해 나갈 계획이다.
김미숙 이사장은 “용균이 사고 후 산안법(산업안전보건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는데, 위험의 외주화를 막겠다는 취지를 비켜갔다”며 김용균재단이 운동을 이어 나가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김용균 씨 1주기(12월 10일)가 곧 다가오는데도 발전소 현장은 여전히 “살인 병기”와 같다. 이런 현실에서 김용균재단의 출범은 더욱 뜻깊다.
문재인 정부는 ‘고(故)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 권고를 전혀 이행하지 않고 있다. 민영화·외주화 철회, 직접고용 정규직화, 발암물질이 흩날리는 작업 환경 개선, 노무비 착복 근절, 인력 충원, 김용균 없는 김용균법인 산업안전보건법 개선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노동자들의 안전과 처우를 위한 개혁 조처들을 계속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조국 전 장관 문제로 자유한국당과 ‘사생결단’을 낼 것처럼 싸우다가도 노동개악 처리에는 신속하게 합의했다. 기업의 이윤을 지원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데서는 주저함이 없다. 또한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근혜의 석탄 발전부문 민간 개방 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김용균재단은 김용균 씨의 죽음 이후에도 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정부와 기업에 맞서 여러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용균 씨 1주기를 맞아 발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 여러 단체들과 함께 비정규직, 위험의 외주화, 공공부문 민영화, 안전하지 않은 노동환경 등을 알려 나가고 투쟁을 벌여 나갈 계획이다.
김용균재단이 “노동자들의 목숨으로 기업의 이윤을 남기”는 사회를 바꾸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