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사망사고 재발 방지 합의:
문중원 열사 100일 만에 장례 치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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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9일 문중원 열사의 장례가 치러진다. 문중원 열사가 유서에서 마사회의 부패와 비리를 고발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무려 100일 만이다.
문중원 열사 민주노총 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원회는 3월 6일 한국마사회와 ‘부산경남경마공원 사망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합의’에 서명했다. 이 합의문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부산경남 경마시스템에 대한 연구용역 진행, 책임자가 밝혀지면 중징계 조처, 기수들의 처우·고용 안정 방안이 담겼다. 유족 위로 보상도 포함됐다.
경쟁 완화에 따른 기수들의 고정급 상향 등은 일정 부분 성과다. 민주노총 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원회는 “마사회의 완강한 거부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과제로 남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냉대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집회마저 제약되는 어려운 조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사회가 일부라도 책임을 인정하게 만든 것은 의미있는 성과다.
마사회의 파렴치한 태도는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사과는커녕 책임 회피로 일관했고 심지어 면담을 요구하며 찾아간 유가족을 매몰차게 밀어냈다. 오죽하면 유족들이 고인의 시신을 냉동차에 싣고 서울로 올라왔겠는가. 이후 광화문 정부청사 옆에 시민분향소와 농성장을 설치하고 추모집회, 청와대 행진, 오체투지 등 온갖 투쟁을 했다. 민주노총은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정부는 유가족과 대책위를 철저하게 외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마사회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았고, 이를 외면해 온 정부 역시 책임이 있는데도 말이다. 2월 하순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이유로 경찰과 용역을 동원해 광화문 농성장을 강제로 철거했다. 정부는 여태껏 사과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잔인한 태도를 보며 많은 노동자들은 ‘노동 존중’을 입에 올리지도 말라며 분노했다.
합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중원 기수의 부인 오은주 씨는 그간의 설움에 북받쳐 연신 눈물을 쏟아 내며 문재인 정부를 강력하게 성토했다. “아직도 사과 한마디 없는 무능한 문재인 정부에 분노합니다. 사람이 먼저고 노동 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촛불은 이제 꺼졌습니다. 반드시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합의가 이뤄진 다음 날인 3월 7일에는 차량 수백 대가 줄지어 과천 경마공원에서 광화문 시민분향소까지 ‘죽음을 멈추는 희망차량행진’을 벌였다. 또, 이낙연 선본 사무실 앞에서 광화문 시민분향소까지 희망팻말 잇기 행동이 이어졌다. 이후 장례식장인 서울대병원까지 고인의 운구차 뒤로 차량 행진이 이어졌다.
문중원 열사 민주노총 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합의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감시하고 마사회 적폐를 청산하기 위해 "시민대책위[를] 마사회 적폐권력 해체를 위한 대책위원회”로 전환하고 계속 싸워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