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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의 한국산 코로나 진단 키트 수입 가로막다
문재인 정부는 이란 제재에 협력 말라

이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8만 2000명, 사망자가 5100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이란이 수입하려던 한국산 진단 키트가 제재에 가로막혔다. 이미 이란은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와 봉쇄로 큰 고통을 받아 왔다.

4월 19일 이란 보건부 대변인이 밝힌 바에 따르면, 한국 우리은행이 대이란 제재를 이유로, 한국 의료업체가 이란에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수출하고 받아야 하는 대금 53억 원 상당의 결제 절차를 중단시켰다. 우리은행은 대이란 교역을 위한 원화결제계좌를 운용하는 곳이다.

이란 측은 강력 반발했다. “이란의 의약품, 의료장비 수입을 막는 것은 반인륜적이고 잔인한 미국의 범죄적 압박이다.”(키아누시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

트럼프 정부는 코로나19 위기가 악화하는 와중에도 3월에만 이란 제재를 3번 추가했다. 트럼프는 이란 민중의 안위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이 없다. 〈워싱턴 포스트〉조차 이렇게 지적했다. “미국 제재가 이란의 바이러스 대처를 방해했다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 제재로 고통받는 국가 중에는 북한도 있다. 미국과 유엔은 북한 국가의 공식 발표와 달리 북한 내 감염자 발생을 확신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제재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현재 북한은 감염병 대처에 필요한 의료 물품을 반입하려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의 제재 면제 승인을 매번 받아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은 북한이 유엔 대북 제재 결의를 위반하고 정제유를 수입하거나 석탄과 모래를 수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제재를 엄격하게 준수하라고 압박하는 것이다.

미국과 유엔은 이런 조처로 이란이나 북한 민중이 고통에 빠지는 것은 모두 그 나라 정부들이 “불량 국가”인 탓이고, 제재는 민중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이번 코로나 진단 키트 차단에서 보듯이 새빨간 거짓말이다. 제재는 제국주의의 이해관계를 위한 것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를 해결하기는커녕 그 위기를 이용해 한층 더 위선적이고 잔인한 만행을 벌이고 있다. 미국이 주도한 경제 제재는 오로지 중동과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공고히 하려는 제국주의적 동기에 따른 것일 뿐이다.

경제 제재를 무기로 이란이나 북한의 코로나19 대처를 방해하는 것은 제국주의가 감염병의 세계적 대처마저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 평화를 말하는 문재인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까지 했고, 미국에 보조를 맞춰 대이란 제재에 협조하고 있다. 즉시, 코로나19 진단 키트를 이란으로 보내라. 이란 민중을 위협하는 제재에 더는 협조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