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의 흑인 살해:
인종차별에 맞서 시위가 분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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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6일(현지 시각) 분노한 시위대 1000여 명이 미국 미네소타주(州) 미니애폴리스시(市) 거리로 나와 경찰 폭력으로 살해당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위한 정의를 요구했다.
경찰관에 깔려 바닥에 짓눌린 채 플로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제발, 제발, 숨을 못 쉬겠어요.”, “배가 아파요. 목이 아파요. 온통 아파요.”
고인의 형제 필로니스 플로이드는 이렇게 말했다. “경찰은 조지를 짐승만도 못하게 대했어요.
“저들은 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았어요. 종신형을 받아 마땅합니다.”
SNS에 공유된 동영상에는 경찰 데릭 쇼빈이 무릎으로 플로이드의 목을 찍어 누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 5월 25일에 경찰은 플로이드의 차를 세우고 플로이드를 체포했다.
시위대는 이동 제한령에도 아랑곳 않고 플로이드가 살해당한 교차로를 점거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경찰서 유리문을 깨고 경찰차에 스프레이로 글자를 휘갈겼다. 일부는 경찰서 건물을 타고 옥상으로 갔고, 다른 시위대는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관들에게 유리병과 돌을 던졌다.
시위 참가자 애니타 머리는 이렇게 말했다. “전염병 대유행이 한창인 와중에 여기 나오기가 무서웠지만, 어떻게 안 나올 수 있겠습니까?”
활동가들은 “숨을 못 쉬겠어요”, “흑인들의 목숨도 소중하다” 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서로 거리를 벌린 채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도로를 봉쇄하고 플로이드 살해에 연루된 경찰들을 살인죄로 기소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더한 폭력으로 대응했다. 경찰은 최루탄을 쐈고 그 때문에 한 명이 병원에 실려 갔다.
돌격소총
이런 경찰의 대응은 5월 초에 이동 제한령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을 때와는 완전히 상반된다. 당시 극우 시위대는 돌격소총으로 무장하고 주의회 건물 안으로 밀고 들어갔다. [경찰은 이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플로이드 살해 현장에 있던] 경찰관 네 명이 모두 파면됐다. 그러나 이들은 어떤 죄목으로도 기소되지 않았다.
고인의 사촌 테라 브라운은 미네소타주 경찰청의 조처가 “좋은 출발점”이지만 전혀 충분치 않다고 했다.
“그들이 한 짓은 살인입니다. 어떤 분이 감사하게도 그 모습을 촬영해 주신 덕분에 전 세계가 이 사건을 알게 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플로이드의 죽음을 보고 2014년 뉴욕에서 참혹하게 살해당한 에릭 가너를 떠올린다.
가너도 죽기 전에 자신의 목을 조르는 경찰관에게 열한 차례나 “숨을 못 쉬겠어요”라고 말했다.
플로이드가 죽기 석 달 전에는 백인 남성 두 명이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채 조깅을 하던 흑인 아머드 아버리를 사살했다.
아버리를 죽인 그레고리 맥마이클과 그의 아들 트래비스 맥마이클은 5월 8일에 살인죄로 기소됐다. 총격 영상이 인터넷에 널리 퍼진 지 사흘 만이었다. 그러나 사건은 이미 74일이 지난 후였다.
전직 경찰관 그레고리 맥마이클은 당시 잇달아 벌어진 빈집 털이의 범인으로 아버리를 의심하고 추격했다고 수사관들에게 말했다.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인종차별적인 미국 경찰에게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의 명단에 한 사람이 더 추가됐다.
러트거스 대학교에서 나온 한 연구는 미국 흑인 남성 1000명 중 한 명이 경찰에게 목숨을 잃는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는 백인 남성보다 2.5배 높은 확률이다.
26일 시위는 인종차별에 대한 뿌리깊은 분노가 트럼프 정부 하의 심각하게 분열된 미국에 존재함을 보여 준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잔인하고 인종차별적인 체제에 맞선 모든 투쟁에 동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