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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전쟁과 변혁의 시대” 급진 사상에 대한 갈구

‘다함께’가 주최한 2005 “전쟁과 변혁의 시대”가 성공적으로 끝났다. 6회째를 맞이한 “전쟁과 변혁의 시대”는 내용과 규모 모두 한국 최대의 진보포럼이었다. 나흘 동안 1천6백 명이 등록했다.

서울뿐 아니라 광주·대구·대전·부산·온양·울산·원주·인천·전주·진주·청주·춘천에서 활동가들과 대학생들 그리고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부산에서 온 한 대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이 곳에서는 자신의 주장을 누구나 거침없이 말해요. 그래서 모든 토론이 너무나 흥미진진해요.”

젊은 대학생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반전 활동가들도 많이 참가했다.

서울과 경기 지역의 이주노동자들은 유일하게 쉬는 날인 일요일을 이 포럼에 투자했다. 네팔 출신의 한 이주노동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주노동자들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이주 쟁점뿐 아니라 다양한 정치 토론을 했고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런 기회가 자주 있다면 우리 이주노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투쟁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의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삼성일반노조 노동자가 삼성을 주제로 한 토론회 연단에 섰다.

신세계 이마트 해고 노동자는 “이 토론회에 많은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참가해서, 언젠가는 삼성공화국 총수 이건희가 물러날 수도 있겠구나, 아니 적어도 지금 이대로의 삼성이 존재하지는 않겠다는 희망을 보았습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또, 공무원 노동자, 전교조 교사,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동자들, 병원노동자를 비롯해 많은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일부 노동자들은 이 토론회에 참가하기 위해 휴가를 냈다.

억압적 조건에서도 입시교육에 항의해 온 청소년들도 70명 이상 참가했다. ‘입시교육과 청소년들의 저항’을 주제로 한 토론회의 연사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었다.

나흘 동안 모두 49개의 토론이 열렸다. 문화예술, 마르크스주의 철학, 아인슈타인, 이슬람 등 새롭고 폭넓은 주제들도 포함됐다. 크리스 하먼, 존 몰리뉴, 탈라트 아흐메드 같은 해외 사회주의자들과 단병호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심상정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 손석춘 〈한겨레〉 비상임 논설위원, 김민웅 〈프레시안〉 기획위원,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등 저명한 연사들과 함께 열띤 토론을 벌일 수 있었다.

크리스 하먼의 ‘21세기 혁명’에는 4백여 명이 모였다. 일부 토론회는 자리가 모자라 계단에 앉거나 강의실 뒤에 서서 들어야만 했다.

인터넷 언론 〈참세상〉의 라은영 기자는 이렇게 말했다.

“역시 강연의 특미는 진지하게 자기 주장을 펼치는 발언자들이다. 이들은 강연자들 못지 않게 강의마다 빛을 발한다. 강연 이후 진지한 토론은 어디서든 벌어진다. 커피자판기 앞과 담배를 필 수 있는 장소가 가장 붐비고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진행된다. 강연 분위기는 서로가 즐겁다. 질문을 한 사람도 즐겁고, 발언을 하는 사람도 즐겁다. 질문을 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질문에 본인이 답을 하기도 한다. 물론 주장도 넘쳐난다.”

“전쟁과 변혁의 시대”의 성공은 많은 사람들의 지지와 연대 덕분이었다. 모두 1백91개 단체들이 후원했다. 적지 않은 개인들도 후원했다.

참가자들이 토론에 열중할 수 있도록 행사를 차질없이 진행한 진행팀의 역할은 결코 빼놓을 수 없다.

탁아방 운영, 판매대, 모금, 영화 상영, 강의실 준비, 안내, 접수, 녹음 그리고 청소까지 온갖 활동을 단 한푼의 돈도 받지 않으면서, 1백여 명이 아침 8시부터 저녁 11시까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진행팀에 참가했던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는 “진행팀의 모든 사람들이 행사가 왜 성공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로 이해했고 원활한 소통이 있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어린이 놀이방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8월 25일 민주노동당 당원이라고 자신을 밝힌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 와 행사 기간 내내 놀이방을 갖춰 편하게 토론에 참가했다며 여성들의 참가를 위해 배려해 준 ‘다함께’에 지지금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전쟁과 변혁의 시대”에서 많은 사람들이 운동의 주요한 쟁점들을 논의했다. 첫 날 개막 토론회에는 반전 운동의 핵심 활동가들이 연설했다.

정대연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장은 “11월 18일 부산에서 기가 막힌 일이 생길 것이다. 부산을 2005년의 시애틀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결심이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다양한 캠페인들이 있었다. 삼성일반노조, 이주노동자, 동성애자, 공무원 노동자 등이 포럼 참가자들에게 자신들의 투쟁을 알리고 연대를 호소했다. 구속 노동자들을 후원하는 활동도 있었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관심이 아주 높았다. ‘다함께’가 발행한 팸플릿이 모두 9백 권이 넘게 판매됐다. 또, 마르크스, 트로츠키, 크리스 하먼, 존 몰리뉴의 책들이 1백 권 이상씩 판매됐다. 모두 1천5백 권의 책이 팔렸다.

세계를 바꿀 수 있는 급진적 사상이 무엇인지를 놓고 뜨겁게 토론과 논쟁을 벌어졌고 변혁 조직 건설이라는 과제에 많은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50여 명이 ‘다함께’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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