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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앞 기간제교사 기자회견:
“기간제교사 임금 삭감·환수 시도 중단하라”

7월 11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간제교사 생계 파탄 정부가 책임져라! 임금 환수 및 삭감 중단 촉구 기간제교사 집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 전병철 지부장

7월 11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간제교사 생계 파탄 정부가 책임져라! 임금 환수 및 삭감 중단 촉구 기간제교사 집단 기자회견’이 전국기간제교사노동조합과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가 공동으로 주최해 열렸다. 기간제교사노조 조합원, 정규 교사가 됐지만 임금 환수 통보를 받은 교사 노동자들,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단체 회원 등 30여 명이 모여 정부를 비판했다.

최근 교육부는 호봉 관련 예규를 개정해 기간제교사들의 임금을 삭감·환수하는 조처를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하에서 고용 불안과 차별에 시달린 기간제교사들이 이제 임금마저 삭감될 처지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교원자격증 취득 전에 사서·영양사 등 교육공무직으로 근무한 경력 인정률을 80퍼센트에서 50퍼센트로 낮추고, 이에 따라 그동안 받은 임금의 ‘초과분’도 토해 내라고 한다. 이미 많은 교사들의 급여가 수백만 원씩 깎였고, 이전에 근무한 학교들에서도 임금을 반납하라는 연락들이 온다고 한다.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 전병철 지부장

박혜성 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자들의 경력이 쌓이면 호봉이 올라가야 정상입니다. 경력에 따른 업무 숙련도를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교육부가 하는 것은 8년 전 임금 수준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교육공무직으로 근무한 경력을 부정하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또 박혜성 위원장은 경력 인정률에 차등을 두는 것이 명백한 차별이라고 꼬집었다. 학교와 업무 환경이 다른 일반 산업체에서 근무한 경력도 100퍼센트 인정하는데, 정작 학교에서 근무한 경력은 50퍼센트만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학교 일선에서 상시지속업무를 맡아 온 기간제교사들이 경력을 온전히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은 매우 정당한 열망이다.

“기간제교사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경력이 쌓여도 계약 중간에는 호봉이 오르지 않습니다. 이런 차별 속에서도 기간제교사는 최선을 다해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이런 부당한 대우를 계속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기자회견에 참가한 기간제영양교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 전병철 지부장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의 한 기간제 영양교사도 임금 환수 조처에 분통을 터뜨렸다.

“저는 이미 2호봉씩이나 깎였고, [교육부는] 2012년부터 차액분 1800여만 원을 환수하겠다면서, 3월부터 5월까지의 차액분 120여만 원을 이미 환수해 간 상태입니다. 이전에 근무한 학교 3곳에서는 마치 빚쟁이처럼 전화해서 1680만 원을 환수하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생활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잘못된 법은 고쳐야 합니다. 지난 8년 동안 주는 대로 임금을 받은 것이 어떻게 우리 기간제교사들의 책임이란 말입니까?”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과 이태성 발전비정규직 연대회의 간사도 기자회견에 참가해 힘을 보탰다. 이태성 간사는 “문재인 정부는 정말 학교를 비정규직 차별이 온존하는 노동 현장으로 만들고 싶은 것이냐”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했다.

주최 측은 기자회견문에서 이렇게 비판했다.

“무엇보다 이번 조치는 코로나 경제 위기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가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가 책임져야 합니다. 지난 5월 기재부는 각 부처에 재량지출 10퍼센트 삭감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교육부가 8년 전 개정된 예규까지 들추며 교사의 임금을 삭감하는 것이 과연 정부 지침과 무관하겠습니까?”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앞장서서 코로나19로 촉발된 위기의 부담을 평범한 노동자·서민들에게 떠넘기려 한다. 문재인 정부는 기간제교사들의 임금 삭감·환수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에 맞서 노동자들의 투쟁이 강화돼야 한다.

기간제교사노조 조합원을 비롯해 기간제교사 정규직화를 지지하는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단체 회원 등이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간제교사 임금 삭감 및 환수 시도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중부지역지부 전병철 지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