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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고용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울산 CCTV 관제 노동자

울산 CCTV 관제 비정규직 노동자들(공공연대노조 울산CCTV관제센터지회)이 지자체의 직접고용(공무직 전환)을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9월 14일 하루 파업했고 21일부터 다시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CCTV 관제 노동자들은 동네 곳곳에 설치돼 있는 CCTV화면을 수시로 확인하는 일을 한다. 4조3교대로 일하며 한 명당 CCTV 400~500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할 정도로 힘든 조건에서 일을 했다. 눈의 피로가 심해 “안경을 안 쓴 노동자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9월 28일 울산시청 앞에서 열린 울산 CCTV 관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 집회 ⓒ김지태

울산 5개 구·군청은 이 업무를 1년 단위로 계약을 맺는 외주 업체에 맡겨 왔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연말이 되면 재계약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곤 했다.

외주 업체들은 재계약을 빌미로 노동자들에게 실적을 압박하고 부당하게 대우했다.

“용역업체 관리자들은 폭언과 갑질을 했습니다. ‘나한테 잘 보여야 연말에 살아 남는다’는 말도 했습니다. ‘실적’이 낮은 사람은 시말서를 쓰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일해서 치매 노인을 찾기도 하고, 기차를 막아 철로에서 벌어질 뻔한 자살을 막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더 많은 ‘실적’을 내라는 겁니다. 이런 갑질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구청이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이은주 공공연대노조 울산CCTV관제센터지회장)

이미 여러 지역들에서 CCTV 관제 노동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이 이뤄졌지만, 모두 민주당 소속인 울산 구·군청장들은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국민의 생명·안전과 밀접한 업무는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는 전환 대상 1순위였기 때문에 정부의 약속을 믿고 3년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작년에 갑자기 중구청이 우리가 정규직화 대상임에도 다 해고했습니다.”

이 때 해고된 노동자들은 투쟁을 벌여서 다시 복직이 됐다. 그러나 다른 구청에서도 노동자들을 해고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9월 14일 생애 첫 파업을 벌인 4개 구청(북구·중구·남구·동구)의 노동자들은 21일 무기한 파업을 시작하면서 각 구청에서 농성하며 구청장 면담을 요구했다.

울산 구청장·군수협의회 회장인 동구청장 정천석은 공무원 수십 명을 동원해 농성하는 여성 노동자들을 끌어내려 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 2명이 실신하고 갈비뼈에 금이 갔다.

이에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호소한 동구청 앞 연대 집회에 여러 부문의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공무원노조 울산본부는 9월 11일 CCTV 관제 노동자들의 요구와 투쟁을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노동자들이 파업을 지속하며 단호하게 싸우자 결국 동구청은 공무직 전환을 논의할 노·사·전문가협의체를 열겠다고 밝혔다. 북구청은 중단됐던 노·사·전문가협의체를 다시 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아직도 남구청·중구청·울주군청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공식 문서로 답변을 한 북구청 소속의 노동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노동자들은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