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악한 체제의 대가를 노동계급이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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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12월 1일(현지 시각)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에 실린 글을 번역한 것이다.
코로나19 위기의 대가를 누가 치를 것인가? 사장들과 보수당은 평범한 사람들이 그 대가를 치르길 바란다.
영국 의류업체 아카디아의 파산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타격을 줬다. 일자리 1만 3000개가 사라질 위험에 처했으며, 아카디아에게서 퇴직 연금을 받기로 돼 있는 1만여 명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몇 시간 만에 다른 곳에서도 도미노 효과가 나타났다.
갈수록 많은 사람의 미래가 불확실해지고 있다.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사회 꼭대기에 있는 사람들이 내린 결정 때문이다.
아카디아는 백화점 체인 데번햄스의 주요 파트너다. 아카디아 파산 이후, 데번햄스는 모든 매장을 폐점하기로 결정했다. 1만 2000명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아카디아 소유주 필립 그린의 총자산은 약 12억 파운드[약 1조 7302억 원]로 추정된다(미국 경제지 〈포보스〉).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지만 그린은 여전히 유유자적 요트를 타고 샴페인을 마실 것이다.
영국 최대 스포츠용품 업체인 스포츠다이렉트의 소유주 마이클 애슐리는 아카디아에 5000만 파운드[약 721억 원] 투자를 제안했는데, 이를 두고 필립 그린은 “우습다”고 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그린은 “자금을 모으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하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5000만 파운드가 필요한 문제였다면, 그런 돈은 5분이면 마련할 수 있다”고도 했다.
문제는 그린과 배부른 대자본들이 자기 재산을 지키려 하는 데에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건강으로 코로나19 위기의 대가를 치르기도 한다.
보수당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매장들이 24시간 영업을 하길 바란다. 보수당은 지난 몇 주 동안 사람들에게 ‘외출하지 말라,’ ‘사회적 접촉을 피하라’고 말하면서 “조처를 어기는” 사람들을 공격했다.
이제 보수당은 사람들을 매장으로 몰아서 사장들의 주머니를 가능한 한 두둑이 채워 주기를 바란다.
안전하지 않은 등교 수업으로 학교에서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경고가 계속됐지만, 보수당은 등교 수업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아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돌보느라 일을 할 수 없게 돼서 이윤 생산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보수당은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을 개인들과 그들의 ‘선택’ 탓으로 돌리려 한다.
그러나 출근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는 사람들은 집에만 있기로 선택할 수 없다. 비좁은 곳에 모여 사는 가난한 사람들은 물리적 거리 두기하는 삶을 선택할 수 없다.
문제는 단지 고약한 사장 한두 명이 아니며, 심지어 보수당 정부도 아니다. 대다수 사람의 필요를 충족하지 못하는 자본주의 체제다.
전 세계적으로 노동계급이 공격받고 있다. 수년간 부자들은 부유해지고, 빈곤은 심화됐다.
일터가 안전하지 않고, 주거환경이 비좁고, 보건 체계가 재정난에 시달리는 탓에 노동계급 사람들은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을 가능성이 부자들보다 크다.
일자리, 임금,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반격이 시급하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자본주의의 추악한 민낯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윤보다 생명이 우선인 체제를 쟁취할 투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