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탑 주가 급등락:
월가에 맞선 개미들의 전쟁? 아니면 또 다른 폭리 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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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해 가는 한 회사의 주식을 레딧[미국의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이용자들이 매수하면서 자본가들이 손해를 봤다. 지금은 다시 그 회사의 주식이 폭락했지만 여전히 이 사건은 많은 “동학/서학 개미”와 “로빈후드 개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주식시장 도박이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는다고 이사벨 링로즈와 사이먼 바스케터는 주장한다.
레딧 이용자들이 지난주 월가에 전쟁을 선포했다. 이 “다윗과 골리앗” 전투에서 개미 투자자들은 월가의 전략으로 월가를 공격했다. 이들은 쓰러져 가는 회사 게임스탑의 주식을 매입했다.
그 결과 게임스탑 주가가 1700퍼센트 이상 올랐다.
미국 비디오 게임 소매업 체인인 게임스탑의 주가는 2013년 50달러대에서 2019년 5달러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올해에는 450개 매장이 폐쇄될 예정이었다.
헤지펀드들은 게임스탑의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기대에 베팅했다.
이 펀드들은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빌린”다. 그리고 이를 즉시 팔고 나중에 더 싸게 되사서 그 차액을 챙기려 한다. 이를 공매도라고 한다.
그러나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게임스탑 주가가 급등했다. 일부 헤지펀드는 더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야 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더욱 상승했다.
1월 25일 월요일, 2시간 만에 게임스탑 주가가 145퍼센트 상승해 뉴욕 증권 거래소에서 거래가 9번이나 중단됐다.
1월 27일, 게임스탑의 주가가 135퍼센트 올랐고 거래액은 296억 달러에 달했다.
헤지펀드인 멜빈 캐피털은 125억 달러 자산의 30퍼센트를 잃고 현재 다른 회사에게서 구제금융을 받고 있다.
자본가들이 한바탕 크게 잃은 것이다. 그렇다고 개미 투자자들이 영웅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게임스탑 투자를 최초로 시작한 레딧 이용자는 약 5만 달러[당시 환율로 약 6000만 원]를 초기 비용으로 지출했다.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은 그럴 여유가 없다.
지독한 부자
이 사건은 남의 돈을 놓고 하는 투기와 도박으로 다른 누군가가 지독한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뿐이다. 그 투자자는 5000만 달러[약 557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월가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이 시장을 “조작”했다며 분개한다. 그들은 체제를 조작하는 것에 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월마트가 자사주 매입에 지출한 돈의 절반을 노동자에게 돌리면 최저임금 노동자 100만 명의 임금을 50퍼센트 인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월마트는 주가를 높이는 데에 더 관심이 있다.
30일간의 냉각기 동안 게임스탑 거래를 중단시키자는 주장이 나왔다. 거대 헤지펀드들은 온라인 투자자들이 투자가 아니라 도박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그들이야말로 끊임없이 주가 하락으로 도박을 한다.
헤지펀드들은 이제 복수를 원한다. 월가의 “합법” 기관을 보호할 시장 “규제”를 바란다.
주식시장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가져다주지 않는다. 미국 가계 상위 1퍼센트가 미국 주식 시장 자산의 53퍼센트를 소유하고 있고, 상위 10퍼센트가 93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다.
노동계급은 소수에게 이익이 되는 투자 세계와 맞서 싸워야 한다. 그들의 게임에 참가하는 방식으로는 금융 엘리트를 분쇄할 수 없다.
헤지펀드란 무엇인가
헤지펀드는 규제를 거의 받지 않는, 최대 금융기관과 최상위 부유층의 공동 출자금이다.
헤지펀드의 명시적 목적은 금융시장의 일부 위험을 최소화는 것이다. 즉, 투자 손실의 “대비책”(hedge)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극도로 위험한 모험을 일삼는다. 많은 헤지펀드가 파생상품이라고 하는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거 투자한다.
선물 계약은 특정 시점에 특정 상품의 가격이 얼마가 될지를 놓고 벌이는 거액의 내기라 할 수 있다.
선물은 파생상품의 가장 간단한 예로, 그것의 가치는 더 단순한 다른 금융 상품에서 “파생”된다.
기업들은 부채를 소유하고 이자를 징수하는 대신, 이를 한데 묶어 채권으로 판매한다. 그러면 다른 자들이 이 채권의 가격을 놓고 도박을 한다. 이는 무해한 활동이 아니다. 기근과 빈곤을 놓고 하는 도박이다.
주식시장: 자본가들의 카지노
은행 체계와 증권거래소는 자본가들에게 자금을 조달하는 수단과 사용되지 않는 이윤을 투자할 곳을 제공한다.
자본가들은 끊임없이 돈을 굴린다. 어떤 자본가들은 나중의 투자를 위해 은행에 돈을 저축한다.
그러면 은행은 지금 당장 투자할 돈이 필요한 다른 자본가에게 이 돈을 빌려줄 수 있다.
기업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주식을 발행한다. 주식은 구매자에게 “배당금”을 약속한다. 이것은 투자 결과로 생기는 이익에 대한 몫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식 거래는 생산적 투자와 거의 관련이 없다.
뉴욕의 월가나 런던의 시티 같은 곳들은 자본가들의 거대한 카지노로 발전했다.
여기에서 부자들은 주가나 통화 가격의 변동, 얽히고 설킨 온갖 투자들을 놓고 투기를 벌일 수 있다.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사람들이 민간 기업의 주식을 살 수 있게 하는 기업공개로 조달된 돈은 총 6570억 달러다.
같은 기간 미국 500대 기업은 그저 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그것의 13배에 이르는 약 8조 달러를 들여서 자사주를 매입했다.
예컨대, 제약기업 머크는 연구 비용 때문에 의약품 가격을 높게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2018년 머크는 연구개발에 98억 달러를 지출했지만,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에 140억 달러를 지출했다.
기업은 또한 자신의 불안정성에 베팅할 수도 있다. 변동성지수(VIX)는 미국 주식 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투자자들은 이 지표가 미래에 어떻게 변할지를 놓고 엄청난 규모의 도박을 벌인다.
경주마에 판돈을 건다고 해서 그 말이 더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활동들은 새로운 부를 창출하거나 생산을 확장하지 않는다.
이런 활동들은 이미 노동자들이 창출한 이윤을 가지고 하는 도박일 뿐이며, 궁극적으로 실물 경제의 건강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