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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 정신나간 체제의 우선순위를 보여 주다

2년 전 조류독감이 유행했을 때 우려했듯 이제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쉽게 전염될 수 있게 됐다.(〈다함께〉 24호를 보시오.)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 심지어 수억 명이 죽을 수도 있다는 기사가 연일 신문지상을 장식하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 상황은 점점 악화하고 있다.

최근 북베트남에서 발견된 새로운 바이러스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다. 현재 알려진 유일한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최소한 처음 증상이 발견된 지 이틀 내에 투여해야 효과가 있다. 하지만 벌써 베트남에서는 타미플루에 저항력을 가진 바이러스가 발견됐다.

다행스럽게도, 저항력을 가진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이 약은 다른 독감 바이러스의 전염성도 낮추는 것으로 보고됐다. 따라서 조기에 타미플루를 대량 생산 투여한다면 1918년에 벌어진 것과 같은 재앙은 피할 수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금 유행하는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1918년 세계적으로 유행한 스페인 독감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불과 6개월 만에 전 세계에서 수천만 명, 미국에서만 55만 명이 손 한 번 못 써 보고 죽었다.

문제는 거의 대부분의 약이 조류독감 유행 가능성이 가장 높은 베트남 같은 나라가 아니라 유럽과 북미의 선진국들에 공급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 약을 생산하는 스위스의 제약회사 로슈는 17개 나라에 이 약을 독점 공급하고 있지만 당장 영국에서 주문한 1천4백6십만 세트의 치료제를 공급하는 데도 2년이 걸릴 예정이다. 하지만 지배자들 중 어느 누구도 극적으로 생산을 확대할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타미플루 외에 다른 약도 개발돼 있다. 하지만 미국 제약회사 존슨앤존슨은 이윤이 많이 남지 않는다는 이유로 페라미버라는 약의 생산 계획을 폐기했다. 무엇보다, 제약회사들은 2년 전에 이미 충분한 기술을 갖추고도 이윤 때문에 약을 생산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

지배자들은 종종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파국으로 미친 듯 달려가는 경향이 있다. 이런 자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겨둘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