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해식품 파동 - ‘자유’ 무역과 시장경제의 배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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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납 김치’, ‘말라카이트 그린’등 중국산 유해 식품 논란이 떠들썩하다. 문제의 밑바닥엔 환경오염과 세계화 등 현대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핵심적인 문제들이 놓여 있다.
자본주의 중국은 다른 자본주의 국가들이 걸어 온 길을 훨씬 빨리 달려가고 있다. 환경오염의 속도에서도 그 점은 마찬가지다.
3월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전체의 하천과 호수의 70퍼센트 이상이 기준치를 넘는 오염 상태에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인의 젖줄”이라 불리는 창장 유역의 폐기물 배출은 5년 전보다 35퍼센트나 증가했다.
중국 시사잡지 〈신문주간〉을 보면, 특히 주장 삼각주 부근 농지의 40퍼센트가 중금속 안전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곳은 전자, 컴퓨터, 섬유 등 각종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 땅에서 경작된 중금속을 머금은 농산물이 인근 대도시와 외국으로 팔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기오염도 심하다. 세계은행이 선정한 ‘세계 최악의 오염도시’ 20개 가운데 16개가 중국의 도시다.
배추와 고추 등 김치의 원료가 되는 야채를 키운 농민들은 대부분 자기들의 농지 주변을 흐르는 하천에 다량의 납이 흘러 들어가고 농작물 위로 산성비가 내린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오염된 식품들이 사람들의 식탁 위에 올라가기까지는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
중국산 김치 수입물량은 지난 2001년 3백93톤에서 2004년 7만2천6백 톤 등으로 늘었다.
하지만 2004년에 식약청은 중국에 단 1명의 식약관을 파견했을 뿐이다. 2003년에 수입 신고된 식품 중 약 75퍼센트는 단지 서류 검사만을 거쳤고, 검사관의 눈길을 한 번이라도 받은 것은 고작 7퍼센트뿐이었다.
규제 폐지 또는 완화는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의 핵심 중 하나다. ‘과도한’ 규제는 자유무역에 방해가 된다. OECD는 사전규제를 사후규제로, 정부 대신에 기업이 스스로 자체 검사·규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유해물질로 살균 처리된 생선이 중국에서 한국으로 수입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에서뿐 아니라 한국의 양식장에서도 같은 물질이 사용되고 있었다. 정부는 한 번도 이 약품의 사용을 규제하거나 단속한 적이 없다.
불법 생산과 유통을 한 농어민보다는 합법적인 자유무역과 시장의 철저한 옹호자들이 더 큰 죄값을 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