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권력층이 분열하다
〈노동자 연대〉 구독
지난 몇 주간 코로나19가 인도 전역을 무참히 휩쓸면서 강성 우익 총리 나렌드라 모디가 결국 어려움에 처했다.
감염자와 사망자 수가 끔찍한 수준으로 치솟고 정부의 2차 대유행 대응 실패가 폭로되면서, 서민들 사이에서 정부에 대한 환멸이 퍼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핵심 지역인 서벵골주의 수많은 유권자들이 집권여당인 인도국민당(BJP)과 그들이 편 혐오와 분열의 정치에 반대하는 표를 던졌다.
인도국민당은 서벵골주 선거에 돈과 조직자들을 대거 투입했다. 서벵골주는 수십 년간 공산당의 보루로 알려졌던 곳이다.
모디와 인도국민당의 유명 정치인들이 모두 서벵골주의 대규모 선거 유세 집회에 달려들었다. 인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었는데도 말이다.
반대 세력
인도국민당이 서벵골주에서 승리했다면 모든 반대 세력을 누른 셈이 됐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은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신랄한 정부 비판자이자 현직 서벵골주 총리인 마마타 바네르지는 주의회 전체 294석 중 200석을 넘게 얻어 승리했다. 인도국민당은 80석을 얻는 데 그쳤다.
다른 지역에서도 성적이 좋지 못했다.
아소카 대학의 정치학자 질 베니에는 이렇게 말했다. “인도국민당에게 충격적인 일이었습니다. 모디라는 브랜드가 퇴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코로나19에 대응할] 적절한 조직과 협치의 부재를 만회하기에 역부족임을 보여 줬습니다.”
이제 모디가 어려움에 부딪힌 듯 보이자 지지자 일부가 그를 떠나고 있다.
지탄의 대상이 돼 온 세럼인스티튜트[인도의 세계 최대 백신 제조 기업]의 최고경영자 아다르 푸나왈라는 인도 정부의 실패를 비난했다.
푸나왈라는 세럼인스티튜트가 생산하는 코비실드 백신 가격을 대폭 인상해 커다란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엄청난 수익”을 원한다고 대놓고 말해 왔다.
푸나왈라는 비난의 화살을 돌리려고 백신 정책 실패를 탓하며 정부를 공격했다.
실패
푸나왈라는 지난 주말 〈파이낸셜 타임스〉 인터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모디가 지난 2월 백신을 2100만 회분만 주문했다고 말했다. 모디 정부는 백신이 더 많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언질을 주지 않았으며, 몇 주 후 당황한 모디가 1억 1000만 회분을 추가 주문하려 했지만 이를 따라갈 수 없었다고 했다.
인도 정부가 바이러스를 추적하고 새로운 대유행에 대비하지 못한 것은 의료 체계 붕괴 탓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인도 백신 제조업체들은 백신 부족을 해결하기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푸나왈라와 인도의 대형 제약회사들은 오랫동안 집권 여당의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을 지지해 왔다.
이제 모디 정권에 대한 분노가 확산되고 더 많은 지배계급 인사들이 모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만큼 좌파가 이런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운동은 모디 정권을 뒤흔든 여러 대중운동을 사실상 중단시켰다.
운동은 이제 새로운 자신감을 갖고 거리로 돌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