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노동시장을 요동치게 만드는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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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전반적인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과 영국에서 물가 상승률이 또 덜컥 상승했다. 그들은 임금 상승에 관해 계속 걱정하고 있다. 임금이 상당히 오르면 이윤 전반을 압박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본가들은 가격 인상으로 여기에 대응할 것이고, 노동자들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할지도 모르며, 이런 식으로 1970년대처럼 임금-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발생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소셜리스트 워커〉[이 기사가 실린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의 전 편집자 크리스 하먼은 임금 인상이 실제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당시에 입증했다. 그러나 많은 지배계급 논평가들(예컨대, 전 IMF 수석 경제학자 올리비에 블랑샤르)은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믿는다.
역사적으로 전염병 창궐 후에 일어났던 사건들이 이런 공포의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팬데믹의 여파 속에서 노동자들의 처우가 오히려 개선됐다고 시사하는 연구들이 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논문을 보면 실질 임금은 대체로 상승했다. 죽음이라는 메커니즘으로 그렇게 된 경우도 있다. 질병이 노동자 수를 줄여서 생존자들이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끔찍하게 많기는 하지만, 다행히도 1340년대 흑사병에 비할 바는 아니다. 당시 흑사병은 유럽 인구 3분의 1을 죽였다.
〈파이낸셜 타임스〉의 고용 전문 칼럼니스트 새라 오코너는 1351년 ‘노동자 법령’의 구절을 인용한다. “하인의 부족과 주인의 정직함을 이용해, 과도한 임금을 받지 않으면 일하지 않으려는 자들이 있다.”
실제로 임금 상승의 조짐이 있다. 지난 5월 미국의 비관리직 노동자 급여는 연율*로 거의 7퍼센트 인상됐다.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다. 특히 접객업에서 그렇다.
오코너는 이런 논의에 회의적이다. 최근 급여가 인상된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1년 전보다 낮은 인상분을 받았다고 오코너는 지적한다. 대다수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임금이 동결됐다.
노동력 부족에 관해 오코너는 이렇게 말한다. “일부 잠재적 노동자들은 여전히 바이러스를 두려워한다.(근거 없는 두려움은 아니다. 요리사는 코로나19 남성 사망률이 비교적 높은 10개 직종 중 하나다). 다른 노동자들은 다시 이동 제한이 시행되면 또 임시휴직이나 정리해고를 당할까 봐 두려워한다.”
“해외에서 온 노동자들은 가족 곁에 있으려고 귀국했는데, 다시 출국을 했다가는 사랑하는 이들과 떨어져 국경 반대편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될까 봐 두려워한다. 사람들은 이런 위험과 잠재적 이득을 비교한다. 그런데 2019년 접객업 임금의 중앙값은 8.64파운드[당시 영국 최저 임금보다 5.2퍼센트 높은 수준]로 다른 어느 부문보다 낮고, 이 부문 인력의 5분의 1은 ‘0시간’[호출 노동] 계약을 맺고 있다.”
영국 정부의 임시 유급휴직 지원 제도에도 불구하고, 접객업과 레저 산업 사용자들은 노동자 5분의 1을 감원했다.
그런데 이제 이런 부문들 곳곳에서 인력이 부족하다. 〈로스앤젤레스 매거진〉은 이렇게 보도했다. “리조트 레스토랑에서 3년 동안 일한 한 22세 학생은 … 처음에 임시휴직을 하게 됐는데 레스토랑이 다시 문을 열었을 때, 직장에 복귀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사 소견을 제출했다가 해고됐다. 그후 그는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에 입학했고 예전보다 많은 돈을 받는 인턴십을 시작했다.”
그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언론에 나오는 것과 달리 일하기 싫어서 일을 안 하는 사람은 없어요. 그저 자신의 가치를 잘 알고 있을 뿐이죠. 박봉에, 일은 미친듯이 힘들고, 복지는 거의 없고, 지독하게 쪼아 대는 데다 근무시간은 끔찍하게 길고, 휴일 한 번 못 쉬는, 개인의 인격과 건강을 완전히 무시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거의 모든 사람에게 그건 해고란 이름의 축복이었어요.”
폭발적이기보다는 소폭 급등에 가까운 최근의 물가 상승은 특정 부문들이 팬데믹으로 일시적으로 교란된 결과로 보인다.
컴퓨터 칩 부족으로 자동차 생산이 늦춰져 중고차 가격이 오른 것이 그런 사례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말한 “일시적 충격”에 해당하는 현상이다.
바로 그러한 교란 덕분에, 그리고 임시 유급휴직 지원과 다른 일자리 지원금 덕분에 접객업 등 저임금으로 악명 높은 부문에서 노동자들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그들이 소위 “과도한”, 즉 적절한 임금을 요구하기 시작한다면 요구를 성공적으로 쟁취하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