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롯데택배 노동자 폭염 사고:
창문도, 선풍기도 없는 열악한 환경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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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택배 노동자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폭염 대책도 없이 일하다 쓰러지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서울과 성남에서도 3명이 탈진해 쓰러졌다. 28일에는 부산의 롯데택배 사상터미널에서 노동자가 작업 도중 어지러움을 호소하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당시 현장의 온도계는 39.4도를 기록하고 있었다.
롯데택배 사상터미널은 밀폐된 공간이나 다름 없는 곳으로, 한쪽은 벽인데 창문이 하나도 없고 다른 한쪽은 차량들로 빼곡하다. 그런데도 환풍기는 물론 선풍기 1대조차 없었고, 그 흔한 냉온수기 하나 없었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보건안전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연일 나오지만, 롯데택배 사측은 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무시해 왔다. 노동자들은 이번 주 초부터 매일 선풍기 설치를 요구했는데 롯데택배 부산서부지점은 들은 척도 안 하다가, 결국 사고가 나고서야 선풍기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전국택배노동조합 부산지부는 7월 29일 오전 롯데택배 사상터미널에서 ‘택배노동자 실신! 혹서기 대책없는 롯데택배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장인 롯데택배 사상터미널 컨베이어벨트 곳곳에는 노동조합의 깃발과 현수막이 게시돼 있었다. 기자회견에는 롯데택배 조합원들을 비롯해 CJ대한통운 조합원들, 민주노총 부산본부, 진보당 부산시당 등 30~40명이 참가했다.
노동자들은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놓고 일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측에 대한 분노를 터트렸다.
“에어컨이 설치된 휴게공간은 이곳에서는 사치입니다. 마실 물도 없습니다. 저기 떨어져 있는 2층 사무실 정수기를 이용하라고 하는데 관리가 전혀 안 되는 정수기를 어떻게 이용할 수 있습니까? 여기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 돈으로 물을 사와서 마시며 일해야 합니다.”
게다가 롯데택배 사측은 약속한 분류작업 인원 충원도 미적거리고 있는데, 이번에 쓰러진 노동자도 분류작업을 계속 해 왔다고 한다.
“최근에야 분류작업 인원이 들어왔는데 택배기사 2명당 1명꼴입니다. 이래서는 분류작업에 인원이 부족합니다. 기사들도 무급으로 일해야 하고 어제 쓰러진 노동자도 그렇게 일하다가 쓰러진 것입니다. 분류작업 인원이 없는 사업장도 많습니다. 이런 현실인데 롯데택배 사측은 분류작업 인원으로 4명당 1명이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롯데택배 사측은 터미널 환경을 개선하고 폭염 대책을 내놔야 한다. 또, 약속한 분류 인력도 제대로 충원해 노동자들이 폭염 속에서도 과로에 내몰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