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개정 반대한다 ③:
검열의 진정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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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와 정의당 등은 옳게도 법안 강행을 분명하게 반대하고 있다.(반면, 민변은 정부안에 기본 찬성 입장이다.) 민주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온건·급진 좌파 단체들이 민주당의 법안 강행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그런 반대 측에는 국민의힘도 포함돼 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언론재갈법”이라며 결사 반대를 외친다.
그러나 그들의 언론 자유 운운은 위선이다. 그들은 자기네에게 친화적인 우파 언론이 (정부 못지않은 위선을 떨며) 민주당 정부와 좌파, 노동운동을 마구잡이로 비판할 자유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지금은 야당이라 정부의 검열 강화가 좀 불편할 수도 있겠지만, 원조부패 정당으로서 권력층에 대한 의혹 보도가 위축되는 것에는 사실 반대할 이해관계가 없다.
만약 차기 정권이 국민의힘으로 넘어간다면 개정 언론중재법은 자기네의 무기가 될 것이다. 그러면서 위선적으로 민주당을 비난하며 반사이익을 노린다.
정부의 언론 보도 검열 강화가 낳을 진정한 효과는 좌파와 평범한 사람들의 항의 목소리를 틀어막는 데 있다. 심각한 경제·정치 위기로 자신들이 관리하는 사회 시스템이 위기에 빠져 불신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정부는 최근 택배 노동자 파업 승리 등의 여파로 기층 노동자 투쟁이 고무될까 걱정도 한다. 민주노총 위원장 구속 시도가 바로 그 일환이다. 정부가 구속과 탄압의 명분으로 삼은 집회 참가자 확진설은 바로 정부발 ‘가짜뉴스’였다.
권위주의 강화는 세계 경제 위기와 팬데믹 위기로 인해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위기로 통치의 정당성이 훼손되고 있는 각국 지배자들은 경찰 등 억압 기구 강화와 함께 언론 규제와 검열 조처들도 강화하려 하고 있다.
노동계급과 평범한 대중에게 필요한 진실은 자본주의 국가나 언론이 선사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활동들과 집단적 투쟁 속에서 발견되고 확산될 수 있다.
정부의 언론 통제 강화 시도에 맞서기 위한 일관된 정치적 관점과 투쟁 태세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