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비정규직 파업:
“이중삼중의 임금 차별에 넌더리가 납니다”
〈노동자 연대〉 구독
“부품 공급 부족으로 라인이 중단됐습니다.”
오늘(8월 31일) 10시 50분경 기아차 화성 3공장에서 CCR 방송(공장 내 안내 방송)이 흘러나왔다. 이미 방송 10여 분쯤 전부터 라인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비정규직지회의 파업으로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져 생산 라인 3개 중 1개가 3시간가량 멈춰 선 것이다.
기아차 화성, 광주, 소하리 공장의 비정규직3지회는 공동 임단투를 진행하면서, 오늘과 내일 각각 6시간 파업을 하기로 했다.(이후 투쟁 계획은 차기 쟁대위에서 논의한다.)
현재 기아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식당, 청소, 물류 등에서 일한다. 노동자들은 이러한 ‘비생산 부문’에 대한 임금 차별 철회,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잔업시간 미적용분 복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아차 사측은 지난 수년간 식당·청소 노동자들이 생산 공정이 아니라 ‘총무성 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임금 차별을 확대해 왔다. 사측은 이번에도 이 노동자들에게 성과급을 낮게 책정하는 제시안을 내놓았다. 노동자들은 불만을 쏟아 냈다.
“회사는 비정규직이라고, 총무성 업체라고 이중·삼중의 차별을 합니다. 진짜 넌더리가 납니다.”
“식당 쪽은 노동강도가 높아졌는데, 인원 충원도 없는 상태입니다. 메뉴가 바뀌면서 그릇이 무거워져서 일주일만 해도 엘보[팔꿈치 통증]가 옵니다. 골병 들게 생겼습니다.”
물류 노동자들도 차별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통상임금 관련 후속 합의로 정규직은 잔업 25분에 해당하는 임금을 지급받고 있는데, 똑같이 일하는 물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사측은 버스도 안 다니는 물류사에 출퇴근 버스 배차도 안 하면서, 교통비로 고작 월 6만 원만 지급하고 있다. 10년 넘게 똑같은 액수다. 노조가 5만 원 인상을 요구하자 사측은 달랑 5000원만 올려 줄 수 있다고 한다.
장기간 해결되지 않고 있는 해고자 5명의 복직도 중요한 문제다.
이런 불만들을 해결하려고 노동자들은 파업에 나섰다. 몇 년에 걸쳐 직접생산 라인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된 후, 지금 남은 기아차 화성공장의 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400여 명 정도다.
사측은 이 노동자들이 “비생산 공정”에서 일한다며 차별하고 멸시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아차 생산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부품을 제때에 공급하고, 노동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생산이 순조롭게 진행되겠는가.
이런 점은 비정규직지회가 물류사에 모여 대체인력 투입을 막고 싸우자 직접생산 라인 가동이 멈춰선 데서도 알 수 있다. 점심시간에 식당 배식도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했다. 그만큼 노동자들은 싸워서 성과를 낼 수 있는 힘이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당한 요구를 쟁취할 수 있도록 정규직 노동자들도 적극 지지·연대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