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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생산을 빌미로 한:
외주화에 맞서 투쟁하는 기아차 프라스틱 노동자들

기아차 화성 공장 프라스틱 노동자들이 사측의 외주화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특근과 잔업을 거부하며 투쟁하고 있다. 천막 농성장을 차리고 퇴근 선전전도 하고 있다.

기아차 사측은 2024년부터 전기차 픽업트럭을 기아차 화성 공장에서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기존 노동자들의 업무를 외주화하고, 그곳에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프라스틱, 차체, 프레스, 금형제작, 구동부 등 930명의 일자리가 외주화된다.

신공장에는 인력 500여 명이 필요하다고 한다. 마땅히 신규 인력을 충원해야 한다. 그러나 사측은 외주화 대상 노동자 중 500여 명은 신공장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전환배치 할 계획이다. 수백 명이 원치 않는 곳에 강제 전환배치 되는 것이다.

이번 외주화 공격은 이전과는 다른 규모다. 1000명 가까이 구조조정하는 것은 IMF 이래 최대다. 이번 공격이 성공한다면, 사용자 측이 향후 전기차 생산을 핑계로 추진할 엔진, 구동, 오토미션 공장 등에 대한 외주화 공격에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사측의 사악한 구조조정 시도에 맞서고 있는 프라스틱 조합원들의 특근·잔업 거부는 완전히 정당하다. 앞으로를 생각해 보더라도 이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한다.

선전전을 하고 있는 기아차 프라스틱 노동자들 ⓒ김우용

뻔뻔한 사측의 거짓말

사측은 11월 2일 발행된 노사저널을 통해 “본인들의 고용 보장을 빌미로 전체를 위협하는 일부”라며 프라스틱 조합원들을 맹비난했다.

참으로 뻔뻔하고 역겹다. 사측은 역대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도 단협을 개악하고 물가 상승에도 못 미치는 임금 인상을 강요한다. 이것도 분통이 터질 일인데, 대규모 외주화까지 밀어붙이고 있으니 사측이야말로 노동자를 위협하는 실질적이고 사악한 위협이다. 이는 정의선과 주식 부자들만을 위해 노동자들을 희생시키려는 이기주의다.

사측의 주장과 달리, 전기차 전환이 내연기관차 부품의 외주화를 수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전체 생산량 중 전기차 비중은 2022년 현재 5퍼센트 남짓이다. 2030년까지의 국내 생산 목표도 144만 대로, 전체 생산의 45퍼센트 정도다.

기아차의 국내 생산량은 지난 2000년 이래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런데 정규직은 1.2배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사측은 정규직 충원보다는 외주화나 비정규직 확대를 추진해 왔다.

특히 신차를 양산할 때 구조조정을 야금야금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3공장에서 EV6 생산을 이유로 차체 3공장 인원 약 40여 명을 강제 전환배치 했다. 기존 차종에 EV6가 추가돼 노동강도가 높아졌는데 말이다.

연대를 확대해야

구조조정 때마다 기아차 노조 집행부는 신차 유치나 생산 물량 증대를 큰 업적이라고 내세우며, 외주화나 강제 전환배치에 합의해 주곤 했다.

이번에도 기아차 지부와 화성지회는 전기차 양산과 화성 공장 생산량 증대를 프라스틱 외주화 문제보다 더 중시하는 듯하다.

그래서 프라스틱부의 특근·잔업 거부 와중에 3공장 특근에 합의해, 프라스틱 노동자들의 투쟁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측은 지회 집행부의 이런 약점을 이용해 프라스틱 조합원들을 집단 이기주의로 매도하며 공장 간 이간질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외주화는 어찌 해 볼 도리가 없는, 거스를 수 없는 게 아니다. 노조 지도부가 이에 맞설 노동자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려고 애쓰기보다 타협해 온 게 문제다.

프라스틱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를 확대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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