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좌파 의원 오카시오-코르테스, 왜 이스라엘 군사 지원에 반대표 안 던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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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소속 좌파 하원의원들의 모임인 ‘스쿼드’에 금이 가고 있는가?
9월 23일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어 체계에 대한 재정 지원 증액 여부를 묻는 하원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다른 ‘스쿼드’ 의원들과 달리 “재석”, 즉 기권표를 던졌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자신의 표를 “반대”에서 기권으로 바꾼 후 하원 회의장에서 눈물을 흘렸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24일에 지역구 유권자들에 사과하며, 기권표를 던지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좌파는 오카시오-코르테스가 기권표를 던진 것은 비겁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지지하겠다는 이전의 결의를 배신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스쿼드’가 부딪힌 문제는 단순히 개인의 유약함이나 그 의원들의 약점에서 비롯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일은 민주당 안에서 좌파들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며 ‘스쿼드’ 의원들이 바이든 정부에 대한 반대 세력이 전혀 못 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스쿼드’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외에도 일한 오마, 라시다 틀라입, 아이아나 프레슬리로 이루어져 있으며 최근에는 자말 보먼과 코리 부시도 합류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가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조 크라울리를 꺾고 당선한 것은 미국 민주당 역사에서 손꼽히는 이변으로 칭송됐다.
이러한 더 좌파적인 의원 그룹의 부상은 트럼프 임기 전후 미국 사회의 양극화를 반영하는 것이었다.
트럼프 임기 동안 우익이 자신감을 키웠지만, 좌파 조직들과 좌파 사상들도 성장했다.
2016~2018년에 미국 민주사회당(DSA)은 당원 수가 5000명에서 4만 명으로 늘었다.
버니 샌더스의 선거운동 역시 좌파 정치가 광범한 청중에 호소력이 있을 수 있음을 보여 주며 민주당 권력층을 긴장케 했다.
하지만 좌파가 불러일으킨 열기와 낙관은 바이든 집권 이후 좌파가 바이든과 협력하려 애쓰면서 상당히 시들해졌다.
DSA는 바이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지 않고, 민주당의 선거 조직에 더한층 힘을 실었다. 최근 DSA 당대회에서는 독립적 노동자 정당 건설을 목표로 한다는 구절을 삭제한 결정문이 통과됐다. 이 결정문은 선거를 DSA의 핵심 초점으로 명시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이민자 추방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도 통과됐다. 하지만 그런 요구를 이룰 방법은 의회를 통해 “바이든 정부가 공약을 이행”하도록 하는 조처를 도입하는 데에 초점을 둔다.
트럼프 집권기에는 DSA에게 지금보다 더 급진적인 언사가 허용됐다.
당시에는 좌파 후보를 지지하는 것이 트럼프의 반동에 맞선 저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민주당 정부에 맞서는 데에서 DSA는 같은 방침을 취할 태세가 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DSA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DSA 사무총장 마리아 스바르트는 당원 증가세가 “정체하다시피 했다”고 당대회에 보고했다.
DSA의 지지 등에 힘입어 의원에 당선한 ‘스쿼드’도 비슷한 길을 밟고 있다.
지난해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민주당을 “좌파 정당이 아닌” “중도 내지는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묘사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는 “민주당 안에는 민주당을 좌경화시키려 애쓰는 좌파 구성원들”이 있다며 민주당 내에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려 했다.
바이든이 몇몇 개혁 정책을 발표하고 인프라 지출을 늘렸을지는 몰라도, 바이든과 민주당 모두 여전히 대기업과 미국 제국주의에 한결같이 헌신한다.
이민자를 수용소에 가둬 비참하게 생활하게 하거나 강제로 추방하는 트럼프의 가혹한 이민자 정책 다수가 바이든 정부하에서 온존해 있다.
지난주에는 미국 국경 순찰대원이 말을 타고 아이티 난민을 채찍으로 때린 일이 알려져서 공분을 샀다.
트럼프 때라면 시위가 벌어졌을 일이다. 하지만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자 민주당 주변과 민주당 내의 좌파들은 [정부] 비판을 조심스러워한다.
유일한 희망은 의회 바깥에 있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은 미국 사회 전체에 파장을 일으켰고, 돌아오는 주말에는 여성과 남성 모두 낙태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올 것이다.
아래로부터 운동을 건설하는 것만이 진정으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