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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기후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

이 글의 필자 조너선 닐은 미국계 영국인으로 현재 ‘기후변화반대운동’(Campaign Against Climate Change)의 주도적 활동가이다. [ ] 속의 말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편집자가 첨가한 것이다.

지금 과학자들은 대기가 점점 더워지고 있고 그것도 점점 더 빨리 더워지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지구 온난화는 ‘온실가스’ 때문에 생긴다. 그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가 전체 온난화 효과의 80퍼센트를 차지한다.

탄소는 모든 생명체의 기초이다. 2∼3억 년 전에 살던 생물들에서 나온 탄소는 오랜 시간을 거쳐 석탄·가스·석유로 바뀌었다. 이런 것들을 ‘화석연료’라고 부른다.

우리가 화석연료를 태울 때 이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 탄소는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탄소를 만든다. 이산화탄소는 태양열이 지구로 들어오는 것을 막지 않지만 열이 밖으로 나가는 것은 막는다. 그래서 이산화탄소가 많아질수록 지구는 더워지게 된다. 다른 온실가스도 같은 작용을 한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기온이 얼마나 더 오를지 확신하지 못한다. 대체로는 2100년까지 1.4∼5.8도 정도 오를 것으로 추정한다. 일부 과학자들은 12도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 효과가 얼마나 심각할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극지방의 얼음이 대부분 녹고 해수면이 상승할 것이다.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그렇게 되면 태풍이 잦아지고 홍수·전염병·가뭄·기근 등이 늘어나고 많은 해안지대가 침수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게 첫 번째 가능성이다. 두 번째 가능성은 그린란드 빙상 연구에서 모습이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얼음을 뚫고 내려가 얼음 기둥을 채취할 수 있었다.

얼음은 계절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얼음 기둥은 나이테처럼 연간 기록을 갖고 있다. 그 얼음에는 꽃가루와 옛날 공기를 머금은 작은 공기방울들도 있다. 이것을 이용해 과학자들은 지난 11만 년 동안 매년 기후가 어땠는지, 대기 중 탄소량은 얼마나 됐는지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 기록들을 통해 세 가지 사실을 알아냈다. 첫째, 기후 변화는 종종 아주 빠른 속도로 일어난다는 것이다. 심지어 5년에서 10년 사이에 커다란 변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둘째, 기후 변화는 대기 중 탄소의 양에 비례해 변한다는 것이다. 셋째, 하지만 탄소가 이전의 기후 변화를 촉발했던 것은 아니다. 빙하기는 규칙적인 리듬을 갖고 있다. 이 주기는 지구 공전 궤도의 미세한 변화 때문에 일어나는데, 그 결과 햇빛을 받는 지역이 약간 바뀐다. 일단 햇빛과 관계 있는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면 곧바로 대기 중 탄소 농도가 크게 변한다. 그 결과 더 더워지거나 추워진다. 여기에도 일종의 되먹임 얼개(피드백 메커니즘)가 있음이 분명하다. 일단 탄소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이것이 탄소를 더 많이 증가시킨다.

어떤 작용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인지 지금까지는 과학자들도 추측만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런 일이 있었고 다시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은 추측이 아니다. 그게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분명하지 않다. 50년 안에 벌어질 수도 있고, 20년, 아니면 이미 일어났을 수도 있다.

첫 번째 가능성대로라면 수천만 명 혹은 수억 명이 죽을 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 가능성대로라면 사태는 훨씬 끔찍할 것이다. 많은 생물들이 멸종할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기후 변화의 결과에 대처할 수 있는 세계를 상상해보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한 세계에서는] 부자들의 헬리콥터를 이용해 빈민들을 피난시킬 것이다. 이웃 나라들은 난민을 따뜻하게 맞아들일 것이고 새로운 집과 일자리를 제공해 이들을 돌볼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함께 융화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보다 훨씬 작은 재난으로도 난민, 수용소, 인종차별, 국경통제, 기아, 전염병, 끝없는 권태, 가정파탄, 인종청소와 전쟁이 발생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

과학자들은 공기 중으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을 지금보다 80∼90퍼센트 줄여야 한다는 데에도 동의한다. 이미 공기 중으로 배출된 탄소는 앞으로 평균 100년 동안은 공기 중에 머무를 것이다. 그러니 더 많은 탄소를 공기 중으로 배출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세계 인구는 40년 뒤엔 거의 지금의 갑절로 늘어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빈국들은 공업화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일인당 배출량을 95퍼센트 줄여야 한다. 이것은 가능한 일이다.

현재 운송수단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전체 배출량의 대략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리고 그 비율은 더 높아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가 되는 것은 ― 아직까지는 ― 자동차이다. 비행기는 지금은 작은 비율만 차지하고 있지만 그 비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비행기는 온실효과가 가장 큰 상층 대기에 탄소를 배출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동차와 비행기를 줄일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대중 교통수단, 즉 제시간에 도착하고 모든 동네로 연결되고 낮이건 밤이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는 대중 교통수단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열차가 훨씬 더 많이 필요하게 될 텐데, 여기에는 석유가 아닌 다른 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을 하루 만에 횡단할 수 있고 런던에서 델리까지 사흘이면 갈 수 있는 고속 열차가 생겨야 한다. 달리 말하면, 대중 교통수단에 대한 정부의 막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다른 3분의 1 정도는 단열과 에너지 효율을 높임으로써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새로 짓는 빌딩에 모두 폭넓은 단열 조치를 해야 하고 낡은 건물들을 전부 보수해야 한다. 이것도 막대한 공공투자를 필요로 한다.

어떤 사람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는 데는 돈이 너무 많이 들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돈이 더 많이 투자되면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겨난다는 사실을 상기해야 한다. 기후 변화에 맞서 싸우게 되면 이윤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에게는 일자리가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이 이윤이 아니라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열중한다면 발전소, 케이블 그리고 모든 기계설비에서 신속하게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당장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예컨대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년 전에 비해 연비가 두 배로 높아진 자동차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기술을 이용해서 SUVs[Sports Utility Vehicle: 지프차 등 ― 연료를 더 많이 소비하고 가스를 더 많이 내뿜는다]를 만들고 있다.

대중 교통, 단열과 효율성 제고는 우리가 사용하는 연료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연료도 바꿔야 한다.

그린피스는 풍력 에너지의 잠재력이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4배가 넘는다고 계산했다. 태양광 기술은 덜 개발됐고 조력 발전은 그보다 훨씬 덜 개발됐다.

이 에너지원들은 모두 그 나름의 문제점이 있다. 이들은 특별한 계절이나 특별한 날, 특별한 장소, 하루 중 특정한 시간에만 강력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경제 구조를 이에 조응시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국들에서만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빈국들이 부국들과 똑같이 변할 수 있도록 할 막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런 대안들을 도입하는 것이 너무 엄청난 일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왜 부시와 블레어와 시라크가 이 문제를 두고 골머리를 썩는지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첫째, 석유와 자동차 기업은 모든 산업경제의 핵심 권력이다. 하지만 훨씬 더 위협적인 것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대거 줄일 수 있는 방안들이 모두 시장에 대한 규제와 막대한 재정 지출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신보수주의자들과 경제적 자유주의자들과 신노동당은 시장을 지키고 정부 개입을 줄이기 위해 25년을 싸워 왔다. 하지만 기후 때문에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왜 다른 인간적 필요를 위해서는 이런 일들을 할 수 없을까?’ 하고 물을 것이다.

따라서 진정한 해결책을 고려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 그렇다고 해서 블레어와 기업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시장적 해결책을 찾는다. 이것이 미국을 제외한 모든 주요 공업국들이 서명한 교토협약의 탄생 배경이다. 교토협약은 배출량을 약간 줄이겠다는 약속이고 시장을 통해 발효된다. 따라서 충분히 좋아질 건 하나도 없다.

하지만 조지 부시가 서명을 거부한 데는 이유가 있다. 교토협약은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조그마한 실마리다. 따라서 95퍼센트 감축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 걸음은 부시가 교토협약에 서명하게 하는 것이다. 그 다음엔 각국 정부들이 더 강력한 조약에 서명하게 해야 한다.

이런 일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건 국제적 대중운동뿐이다. 우리는 반전 운동처럼 ― 하지만 더 큰 ― 국제적 대중시위를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 운동과 지역 행동, 시민불복종, 총파업, 새로운 정당, 그밖에도 많은 것들이 필요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런 것들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영국에서 기후 변화에 반대하는 가장 큰 시위에는 2천 명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다른 곳에서는 델리에서 벌어진 5천 명짜리 시위가 가장 큰 규모였다. 쟁점[의 중대성]과 운동[규모] 사이의 간극은 신념을 위축시킨다.

물론 문제의 심각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마침내는 기후 변화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와 총파업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것은 완전히 시점의 문제다. 명백히 너무 때가 늦어버린 뒤냐 아니면 그 전이냐가 문제인 것이다.

영국의 ‘기후변화반대운동’(Campaign Against Climate Change)은 국제 시위를 호소하고 있다.(나는 그 운동에 속해 있지만 이 글은 매우 개인적인 입장에서 쓴 것이다. 그리고 함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글의 내용 일부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의 ‘기후위기연합’(Climate Crisis Coalition)은 12월 3일에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올해 12월 3일 유엔 연례 기후회의가 바로 이 날 몬트리올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같은 날 영국에서 벌어질 시위에도 이미 녹색당과 ‘인간과 지구’, ‘저항의 세계화’, ‘지구의 벗’ 그리고 공공노조(UNISON)의 남서부 지부가 지지를 밝히고 있다. 우리는 다른 나라에서도 시위를 건설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고 세계사회포럼에서 열린 사회운동총회의 지지를 받고 있다. 시위 호소문이 웹사이트에 있고 당신이 어느 단체에 소속해 있든 여기에 서명할 수 있다.(http://www.globalclimatecampaign.org/index-en.shtml)

물론 올해 12월의 국제 시위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을 것이다. 하지만 5천 명이라도 모이는 것이 한 명도 없는 것보다는 한참 낫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위는 1백여 명으로 시작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단지 압력을 가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 문제에 맞서 투쟁할 것이라는 점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이번 시위를 시작으로 우리는 운동 건설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쟁점이 국제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국제적인 시위를 조직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렇게 하는 것이 각 나라의 행진을 더 크게 만들 것이다.

과학자들과 환경주의자들은 이 문제에 대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데 크게 기여했다. 대체로 말해, 시위는 그들의 전통적인 활동 방식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깨닫고 있는 문제가 워낙 거대하다 보니 이러한 태도가 바뀌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지구 온난화는 단지 환경 문제만이 아니다. 그것은 사회 문제이고 경제 문제, 노동조합 문제 그리고 정치적 도전이기도 하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우리는 결집 가능 세력을 모두 결집시켜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진정으로 광범한 연합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규모에 대한 인식이나 해결책에 대한 합의에서 출발하려 해서는 안 된다.

진정한 운동은 모두 개인 생활방식의 변화를 통한 해결책을 강조하는 사람들이나 현재의 시장을 벗어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많이 포함하게 마련이다. 이 운동은 조지 부시가 교토협약에 서명하기를 바라는 사람과 교토협약이 쓸모 없다고 거부하는 사람, 자동차를 싫어하는 사람과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사는 사람 모두를 포함할 것이다. 당장에는 우리는 대안을 두고 논쟁할 수 있다.

그런 논쟁은 우리가 그러한 대안을 강제할 수 있음직한 운동을 건설했을 때만 현실성이 있게 될 것이고, 진정한 해답을 만들어낼 것이다.

이 모든 것이 너무 지나친 기대로 보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당장은 작게 시작하더라도 성장하려 해야 한다.

두 가지 소식이 있다. 하나는 나쁜 소식이다. 온난화의 증거가 사람들이 느끼고 이해하기 시작하고 있을 정도로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증거는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좋은 소식이다. 모든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서도 말이다. 지금 당장은 별 생각 없이 툭 던지는 말이나 냉소,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느낌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다. 그리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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