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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논평
전국학생행진의 윤석열 지지에 관해

전국학생행진(이하 학생행진)이 윤석열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에 맞춰 그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발표했다. 우리 단체는 학생행진 측이 적극적이고 의욕적으로 윤석열을 지지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 아마 노동조합 운동 등 사회운동 안에서 이재명을 지지하는 일부 적극적 움직임이 매우 우려돼서 그에 대한 반발로 그런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럼에도 우리 단체의 학생 조직자들이 학생행진 입장에 대한 반박문을 발표한 것은 그들로서는 필요했던 일이었을 것이다. 대학생들 가운데는 문재인과 민주당의 배신과 환멸 안겨 주기에 대한 반발심이 정치적 경험 부족과 결합돼 윤석열을 지지하는 움직임이 무시 못 할 시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 단체 학생 조직자들의 학생행진 측 입장 논박이 충분하다고 보므로 한두 마디만 덧붙이고자 한다.

먼저, 우리는 학생행진이 명백한 급진 좌파(온건[중도] 좌파와 구별되는)의 일부라고 본다. 사회진보연대와 학생행진의 원칙과 강령(추상적인 원칙이 더 구체화된 기본입장)을 한 번만 훑어봐도 이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학생행진이 윤석열 지지를 표방했다 해서 학생행진을 모종의 우파 일부로 본다거나 연대 단절을 선언한다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학생행진과 기꺼이 사안별(즉, 전술적) 공동 행동을 할 태세가 돼 있다. 대선 방침은 개별 전술에 속하는 것이지 원칙과 강령에 속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원칙과 강령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기준일 수 있는 실천 면에서도 학생행진은 급진 좌파의 일부임을 알 수 있다. 학생행진이 해마다 공들여 조직해 온 4·30청년학생문화제가 노동절 전야제에 열리고 노동절 집회 종료와 함께 그 조직이 해단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학생행진 측이 이재명을 지지하는 일부 좌파(전부는 아니어도 대체로 온건파들이다)를 사이비 또는 가짜 좌파라고 시사하는 것은 거울 반사 형태의 반발을 부르기 쉽다. ‘학생행진 너네야말로 사이비 좌파다’ 하는 식 말이다. 이미 일각에서 그런 식의 되받아치기를 볼 수 있다. 이는 아무에게도 도움 되지 않고 급진 좌파의 내분만 심화시킬 것이다. 가뜩이나 사분오열돼 있는 급진 좌파 말이다. 투표 방침에 불과한 것을 원칙과 강령 문제로 부풀려서 보면 안 될 것이다.

좌파는 단지 서로 경쟁하기만 하는 사람들이어선 안 된다. 좌파는 자본주의에 반대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비록 반대의 온도차와 방식은 달라도 말이다. 그러므로 좌파는 우파와 지배계급에 맞서 단결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급진 좌파 일각에서 그러하듯이 강령을 통일시키려 애쓰는 것은 불필요한 타협과 기회주의, 정치적 애매모호함 등을 자극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안별 공동 행동을 통해 커다란 대중 행동을 일궈 내는 것이야말로 필요한 일이라고 늘 강조해 왔다.

끝으로, 국민의힘이 극우 정당인 것은 아니므로, 윤석열을 지지하겠다는 일부 대학생들을 국민의힘과 동일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학생행진도 이 점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치 양극화가 심각해서 트럼프나 영국의 보리스 존슨의 사례처럼 기존 우파 정당으로부터 극우 세력이 솟아나올 수 있다. 한국에서도 그러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겨우 5년 전에 박근혜를 퇴진케 한 대중 운동이 대규모로 일어났음에도 말이다. 경제, 팬데믹, 기후,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정학을 둘러싼 글로벌 위기가 그런 세력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생행진이 다른 좌파를 겨냥해(아마도 포퓰리즘과 민족주의 경향이 강한 좌파 부분과 노동자연대를 모두 겨냥한 듯하다) 윤석열 지지라는 슬라보이 지제크 식 충격 요법을 이용하지 말고, 오히려 윤석열을 지지할 정도로 문재인에게 환멸을 느끼며 반발하는 일부 대학생들과 토론과 논쟁을 하려 해야 할 것이다.

노동운동 안에는 아직 문재인에게 환멸을 느낀 나머지 윤석열을 지지하는 노동자들이 매우 많지는 않은 듯해 우리는 사회진보연대의 이재명 반대 소책자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 또, 그 소책자는 학생행진 입장문처럼 윤석열 지지(“감수”)를 명확히 말하지는 않는 듯하다. 아무래도 학생 조직이 노동조합 안에서 활동하는 선배들보다 좀 더 급진적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원칙 및 강령과 구분되게 전술에선 과유불급이어선 곤란한 경우가 적지 않다. 원칙과 전술을 잇는 접촉점으로서 노동계급의 비교적 선진적인 소수파 대중이 어떻게 사기를 유지하고 활성화될까 하는 점에 고민이 가야 할 것 같다. 비록 학생일지라도 사회 전체와 국가의 변화를 고민한다면 말이다.

2021년 11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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