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세브란스 청소 노동자들이 투쟁 선포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동자들은 병원 당국이 자행한 노조파괴 행위를 규탄하며 해결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엔 연대하러 온 다른 분회 조합원들을 포함해 100명가량이 모였다.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12개 분회는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결의대회에선 세브란스병원과 용역업체인 태가비엠의 여러 악행들이 폭로됐다.
2016년 세브란스병원 청소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낮은 임금에 항의하며 민주노조를 결성했다. 당시 노동자들은 시급 6030원, 월급 120만 원 남짓한 저임금을 받으면서 한 달에 두 번도 쉬지 못했다.
그러나 원청인 세브란스병원 당국과 용역업체 경영진은 부당노동행위 범죄를 일삼았다.
용역업체인 태가비엠은 계속 노동조합에 남아 있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며 노동자들을 협박했다. 조합원에게는 힘든 업무만 주고, 부당한 이유로 징계하는 등 비열한 방식으로 노조 탈퇴를 압박했다.
결국 검찰 조사로, 원청인 세브란스병원이 용역업체에 노조 탄압을 지시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세브란스병원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조 탄압을 겪고 있다.
지난해 5월 코로나19를 핑계로 정리해고 당한 아시아나케이오 분회장은 이렇게 발언했다. “세브란스의 노조 파괴는 우리의 사례와 많이 닮아 있다. 부당노동행위를 악의적으로 저지르는 용역업체를 방관하고 외면한 고용노동부에도 책임이 있다.”
청소 노동자들은 부당노동행위의 책임자를 징계할 것, 악질 용역업체 태가비엠을 퇴출할 것, 사측이 사과하고 노조할 권리를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5년간 받은 온갖 모욕과 고초를 생각하면 너무나 정당한 요구이다.
뻔뻔하게도 세브란스병원은 어떠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도 하지 않고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더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책임자를 처벌하고 악질 용역업체 태가비엠을 퇴출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