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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지배자들의 대세가 된 ‘집단면역’ 정책

정부는 그동안 가장 주된 방역 대책이었던 검사·추적·격리를 모두 의미 없게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이런 조처가 방역 자원을 고령층과 중환자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둘러댄다.

그러나 최근의 조처들은 사후 대응이라기보다는 사전에 계획된 정책을 실행에 옮긴 것이라고 보는 게 정확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 2년 동안은 물론이고 다른 나라들에서의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보면서도 방역 자원을 필요한 최소한의 수준으로도 확대하지 않았다.

정부가 일부 지역에서 이런 계획을 시행하기로 발표한 시점이 1월 21일이었으므로, 계획은 그보다 한참 전에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 확산세가 한창이던 2월 4일에도 “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말을 꺼낸 바 있다. 정부는 실패로 끝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오미크론 확산을 계기로 재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으로 치명률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조처는 심각한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델타 변이의 3분의 1 정도라지만 확진자 수는 세 곱절을 한참 넘겼다. 즉, 델타 변이 유행 당시보다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입원 환자도 크게 늘어날 텐데, 여러 차례 경험했듯이 이로 인해 병원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 정부는 매번 유행 때마다 병상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했지만, 대부분 뒤늦었고, 불가피하지 않은 사망자가 생겨났다.

팬데믹 기간 내내 그랬듯이 다른 나라 정부들의 대처는 문재인 정부에게 좋은 핑곗거리가 돼 왔다. 덴마크와 영국 등 여러 유럽 정부들이 앞서 방역 조처를 모두 중단하는 조처를 취했고, 이제 한국 등 여러 나라들이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모양새다. 세계적 공급망 차질과 인플레 우려 등으로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자 앞다퉈 자본주의 정부들은 위드 코로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재정 지출을 최소화하고, 기업 (이윤) 활동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을 높인다. ‘스텔스 오미크론’(BA.2)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독일 등 일부 나라들에서는 오미크론 감염이 잦아든 뒤 델타 변이 감염 사례가 다시 늘고 있고, 많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감염의 급격한 증가 탓에 새로운 변이 출현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진단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지배자들은 이윤을 위해 방역의 완급을 반복하며 인간의 생명을 건 도박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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