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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는 사회가 책임져야 한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맞벌이 어머니들이 폐쇄 위기에 처한 민간 어린이집을 구립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불광동에서 하나밖에 없는 이 영아전담 어린이집이 폐쇄되면 맞벌이 어머니들이 대부분인 이용자들이 당장 아이 맡길 곳이 없어지게 된다.

어머니들은 여성가족부, 서울시청, 은평구청에 구립 영아전담 어린이집으로 전환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정부 관료들은 예산 타령을 하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오늘날 많은 여성들이 경험하는 보육의 위기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우리 사회에서 육아는 거의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 특히 여성의 부담으로 맡겨져 있다.

‘맘 놓고 아이를 낳아 기르게 해주겠다’는 정부의 약속과 달리, 육아에 대한 정부 지원은 형편없다. 2005년 보육예산은 1조 3천3백55억 원(지방비 포함)밖에 안 된다. 반면, 같은 해 국방예산은 21조 1천26억 원이다.

보육시설은 대부분 정부 지원이 없는 민간시설이다. 국공립 시설은 5퍼센트가 채 안 된다. 민간 보육시설은 보육료가 국공립보다 비쌀 뿐 아니라 대부분 질도 낮다.

보육료 지원은 저소득층의 일부에게만 한정돼 있다. 보육료의 전액이나 일부를 지원받는 아이 수는 2005년 40만 6천 명뿐이다(0∼5세 영유아 수는 3백60만 명).

높은 육아비용은 대다수 부모들에게 커다란 부담이다. 2003년에 발표한 한 연구보고서를 보면, 전체 가구의 월평균 자녀양육비는 1백32만 원이다.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에서 보육비가 56.6퍼센트를 차지한다.

저렴하고 질 좋은 보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은 여성들이 직장에 다니는 것을 어렵게 한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증가하고 있지만(2005년 50퍼센트), 여전히 OECD 평균(70퍼센트)에 한참 못 미친다.

2004년 정부의 보육실태조사를 보면, 육아 부담이 여성의 취업에 장애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가 있는 어머니의 38.4퍼센트가 결혼 후 취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다. 취업하지 않은 어머니 가운데 72퍼센트가 일을 하고 싶지만 육아와 가사 부담 때문에 취업하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육아 부담은 늘 마음을 졸이게 하는 커다란 스트레스가 된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우리 사회가 굴러가는 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육아는 개인이 아니라 사회가 책임져야 마땅하다.

돌봐줄 사람이 없어 방치된 아이가 개에게 물려 사망하거나 불에 타 숨지는 사건과 같은 비극은 더는 없어야 한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고, 육아 때문에 여성이 겪는 차별과 부모의 부담을 없애려면, 질 좋은 무료 보육 서비스 체계가 확립돼야 한다.

또한, 이것은 사람들의 필요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체제의 논리와 양립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의 우선순위에도 도전해야 한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제국주의적 전쟁에 반대하고 남녀 노동자들의 권익을 지지하는 것이 그 가장 분명한 행동이다.

※ ‘자유를 향해 고동치는 심장’은 파리 꼬뮌의 여성 투사 루이즈 미셸이 법정에서 최후 진술을 하며 쓴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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