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제대로 지급을 요구하던 도시가스 안전점검원들:
경찰 폭력으로 여러 명이 부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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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5일 서울시청 앞에서 도시가스 안전 점검 노동자들이 서울시의 면담 거부와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어제 노동자들은 실질적인 사용자인 서울시에 면담을 요청하러 시청 별관에 들어갔다가,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진압당해 여러 명이 다치고 2명이 연행됐다. 노동자들은 시청 별관 안팎에서 ‘밤샘 농성’을 했다.
도시가스 안전 점검 노동자들은 서울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 일하지만, 서울시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이들 노동자는 외주화로 간접 고용돼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대부분이 중년 여성인데 저임금과 엄청난 노동강도에 시달리고, 안전 위협에도 늘 노출돼 있다. 하지만 서울시와 도시가스 공급사, 고객센터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 개선 요구를 무시해 왔다.
서울시는 매년 도시가스 안전점검원의 인건비를 산정하지만 제대로 지급되는지 관리·감독하지 않는다. 그래서 공급사들은 쉽게 임금을 떼어먹을 수 있었고, 노동자들은 이에 불만이 높다.
도시가스 안전점검원 노동자들은 이전부터 가스 공급사와 서울시를 상대로 기자회견, 선전전 등 항의 활동을 벌여 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도시가스 김윤숙 분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제 급여는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에서 산정합니다. 그리고 가스요금은 서울시에서 결정합니다. 그런데 작년 12월 주어진 일을 다 했지만 [산정된 임금 중] 거의 한 달 월급만큼의 임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해가 되지 않아 서울시에 공문도 보내고 면담 요청도 했습니다. 그런데 녹색에너지과는 기업 편을 들고 말았습니다. 계속 방기하고 있다가 올해는 노사가 서로 합의하여 결정하라고 합니다. 노조가 없는 곳이 더 많은데 말입니다.
“서울시민이 낸 가스 요금의 인건비 중 일부를 가스 공급사가 가져가고 있는데, 서울시가 이 도둑질을 방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말이 됩니까?”
김윤숙 분회장은 어제 시청 별관 로비에서 경찰에게 끌려 나가다가 바닥에 떨어진 후 뇌진탕과 골절로 응급실에 실려갔다. 하지만 아픈 몸을 이끌고 농성장에 복귀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폭력 진압으로 부상을 입은 여성 노동자들은 떨리는 목소리로 어제의 상황을 증언했다.
“가스 공급사 주주들의 67억 배당금 잔치, 어디서 비용이 났습니까? 도시가스 검침원 임금 제대로 지급하도록 서울시가 관리 감독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우리가 폭력배입니까? 중년의 여성 두 명의 팔다리가 문에 끼었는데 경찰들은 계속 밀고 당겼습니다. 남성 경찰들에게 사지가 들려서 끌려 나갔습니다. 기가 막힙니다.”
“우리는 산정된 요금을 제대로 지급받으러 온 것뿐인데 경찰과 청원 경찰 수십 명이 우리를 진압했습니다. 산재를 당해 아픈 팔을 잡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으나 계속 잡아당기고, 꼬집어 온몸에 피멍이 들었습니다.”
“누구나 민원을 위해 방문할 수 있는 곳에 들어온 것인데 왜 경찰은 우리를 보호하지 않고 사정없이 진압한 것입니까? 대체 누구를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겁니까?”
노동자들은 서울시에 경찰 진압을 사과하고 임금 체불하는 공급업체를 관리 감독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서울시장 오세훈은 경찰 진압에 사과하고, 도시가스 안전 점검 노동자들의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