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절규 <홀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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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외친 지강헌은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많은 사람들이 그때의 “생생한 기억”을 떠올린다.
지강헌과 마지막까지 함께 했다 살아남아 현재 교도소에 수감중인 유일한 생존자는 정부의 영화 관람과 인터뷰 금지에 항의하며 단식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지강헌에 대한 관심과 함께 전경환에 대한 궁금증도 높아졌다. 전경환은 전두환의 동생으로 1988년 당시 수백억 원을 횡령하고도 형집행정지를 받고 풀려나서, 5백50만 원을 훔치고 17년을 살아야 한 지강헌에게 ‘유전무죄, 무전유죄’를 생생하게 가르친 자다.
1만 원짜리 족발 한 쪽을 훔쳤다고 구속되는 사람이 있는 한편, 수백억 원의 불법선거자금으로 구속된 정치인들은 특별사면으로 나오고, 이건희 같은 자는 아예 기소도 안 되는 현실을 볼 때 18년 전 사건을 영화로 만들 ‘사회적 이유’는 충분하다.
이 영화를 보호감호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바친 양윤호 감독은 당시 사건을 매우 사실적으로 그렸다. ‘영화적 상상력’을 위해 도입한 부분은 대개 극중에서 폭력적이고 야비한 국가 권력을 상징하는 인물 김안석(최민수 역)과 관련된 내용이다. 올림픽 때문에 무허가 주택들을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비극적으로 펼쳐지는 장면들은 부조리한 사회상을 생생히 폭로하는 훌륭한 첨가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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