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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교착 상태일 뿐, 평화 협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

12월 21일 미국에서 이뤄진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와 바이든의 만남.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고통받는데도 제국주의 대리전의 두 주역은 웃음 짓고 있다. ⓒ출처 백악관

우크라이나 전쟁이 10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현재, 각국 지도자들의 입에서 평화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쟁이 멈출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12월 21일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과 이른바 ‘10개 조건 평화 구상’을 논의했다.

이 10개 조건은 러시아의 완전 철군과 우크라이나 영토의 복원, 전쟁 손실 배상 등 사실상 러시아의 패배를 뜻한다. 2014년에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의 반환이 명시돼 있지는 않지만, 젤렌스키는 그동안 크림반도까지 탈환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결국 ‘평화 구상’은 러시아를 패배시킬 때까지 서방의 지원을 받으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역시나 러시아는 그 구상을 단칼에 거부했다. 젤렌스키가 미국 방문을 마치자 12월 22일 푸틴은 젤렌스키의 ‘평화’ 선전에 대응해 자신도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날 푸틴은 극초음속 미사일인 지르콘과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인 사르마트를 조만간 배치하겠다고 예고했다. 전투 병력도 현재의 100만 명에서 150만 명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여기에 비춰 보면 푸틴이 이 전쟁을 “특별군사작전”이 아니라 처음으로 “전쟁”이라고 일컬은 것이 오히려 더 눈에 띈다.

반응

젤렌스키는 자신의 ‘평화 구상’으로 주요 국가들에 지지를 호소하고 유엔에서 이른바 ‘세계 평화 회담’을 열려 한다.

서방의 반응은 다소 신중하다. 젤렌스키가 ‘평화 회담’의 파트너가 돼 달라고 호소한 유엔 사무총장 구테흐스는 최근 “평화 회의가 곧 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미국을 방문한 젤렌스키에게 바이든은 “정확히 같은 비전을 공유한다”면서도 “우크라이나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전념하겠다”고 했다. 패트리어트를 추가 지원해 달라는 요청에도 일단은 응하지 않았다.

물론, 미국은 이미 패트리어트 1개 포대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게다가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과 공습이 강화될수록 결국 패트리어트 포대를 추가로 지원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전쟁을 끝낼 생각이 없다. 올해 이미 5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것에 이어, 미국 국회는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450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패키지도 통과시켰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바깥으로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을 점령하고 있는 현재, 러시아가 이 전쟁에서 무엇인가를 얻어가는 것 또한 바라지 않는다. 게다가 이 전쟁은 중국에 맞서는 데 필요한 동맹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내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이 수많은 우크라이나인의 고통과 죽음을 대가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미국 지배자들의 중요한 고려 사항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이 확전을 내켜하지 않는다 해도, 근본적으로 경쟁이라는 조율되지 않는 과정은 어느 누구도 뜻하지 않은 상황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도 확전의 논리에 의해 갈수록 위력적이 되고 사정거리가 길어졌다.

12월 28일 러시아 외무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는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는 무기 공급을 차단할 계획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무기 공급로에 대한 공격은 확전의 또 다른 불씨가 될 수 있다.

서방(그리고 이들과 협력하는 친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모두에서 자국 정부의 제국주의와 그에 대한 협력에 맞선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절실하다. 그러한 투쟁만이 진정한 평화를 실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