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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현대중공업이 경비를 직접 운영하는 이유

현대중공업 사측은 왜 경비를 직영 운영할까 하는 의문이 문득 들었다.

회사는 생산과 연관이 없는 한마디로 돈이 되지 않는 부문을 외주화, 하청화했다.

특히 조선산업 불황기를 거치면서 그간에 회사가 직접고용을 유지하던 생산 설비 정비·유지·보수하던 곳, 크레인 운전 부문도 하청화시키면서 노동조합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그런데 왜 경비는 하청화하지 않은 것인가?!

사측의 입장에서 본다면 아무런 수익이 나지 않는 비생산적인 부문일 것인데, 그 이유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자는 전국 노동[운동]을 이끌었던 자타가 공인하는 주역이다.

당시 고 정주영 회장은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동조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지만 노동자들의 강력한 투쟁은 자본가를 무릎 꿇게 했다. 이후 민주노총의 시발점이 됐다.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은 치열하게 싸웠고 자본가와 정부 권력에게 너무도 무서웠던 존재였던 것이다.

자본가와 권력은 그때의 기억이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을 것이다.

골리앗 파업, LNG 점거 파업, 노개투[노동법개정투쟁] 파업 등 전국 노동운동을 흔들 만한 위력적인 파업의 연속이었다.

그 과정에서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동자의 위력을 경계할 만한 존재가 필요했을 것이고, 경비가 아닌 깡패 수준의 인력을 충원하기 시작했고, 이들의 난폭함과 잔인함은 노동자들의 위력만큼 도를 넘기 시작했고, 노동자 운동의 진압을 넘어서는 테러를 저지르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현대중공업 경비들의 식칼 테러, 이상남 열사 봉고차 테러가 대표적인 사례이고 최근에는 [하청업체] 서진이엔지 해고 노동자 폭행 테러까지 서슴없이 저지른다.

자본의 힘을 등에 업고 무법천지의 테러를 일삼고 있지만 테러로 인해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지만 처벌받은 경비는 없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노동자들의 작은 움직임에도 폭력적으로 대응하고 민감하게 대응한다.

왜 그럴까?? 왜 그럴까??

그 답은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에게 있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아직도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을 두려워하고 있다.

너무도 위력적이었던 과거의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의 피 끓는 투쟁을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 같아선 경비들의 무분별한 폭력 행위에 맞대응하고 정문에 경비들의 상징인 팔각정을 밀어 버리고 싶지만, 그건 답이 아니다.

특수부대 출신의 경비들, 대화보다는 힘을 우선시하는 그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과거 우리 선배 노동자들이 했던 것처럼 현장에서 치열하게 함께 싸우고 움직일 수 있는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완력이 아니라 조직된 힘으로 저들에게 또다시 과거의 트라우마를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다.

노동자는 자본가를 대할 때 대화가 아니라 노동자의 치밀한 조직을 바탕으로 투쟁으로 증명해야 한다.

우리는 반드시 그들을 이길 수 있다.

어설픈 특수부대 출신의 경비 따위를 겁내지 마라.

우리는 그들에게 너무도 위협적인 존재라는 반증을 믿어라.

현장에서 조직하고 싸워서 그들에게 우리의 존재를 또다시 뇌리에 새겨 주자.

우리는 자랑스러운 현대중공업 노동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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