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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노동자 파업 예고:
회사는 4200억 흑자, 노동자 기본배달료는 9년째 동결

‘배달의민족’ 배달·사무직 노동자들(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 소속 1600여 명)이 공동 파업을 예고했다. 배달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 사무직 노동자들은 노동시간 단축이 핵심 요구다.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배달 수요가 대거 늘어났고, 이제 일상 생활에서 배달 앱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배달 앱 운영 기업들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음식 배달 시장을 70퍼센트 점유한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매출이 약 3조 원, 영업이익이 4200억 원에 이른다. 영업이익이 3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는데, 지난해 배달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배달 서비스를 제공·관리하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외면하고 있다.

배달 노동자들은 낮은 기본급, 장시간 노동, 무한 경쟁에 신음하고 있다.

특히 기본배달료(서울 기준 3000원)가 9년간 동결돼 불만이 크다. 고물가,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생계비 위기가 심각한 상황에서 기본배달료 동결은 실질임금 감소다. 기만적이게도 배달의민족은 배달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를 인상한다며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료를 인상했다.

배달의민족은 이처럼 기본료를 낮게 유지하면서, 자기들이 필요할 때 각종 프로모션(배달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나 기상이 안 좋을 때 배달료를 높게 책정함)을 시행하며 배달 인력을 유연하게 관리해 왔다. 노동자들은 낮은 기본배달료를 보충하고자 프로모션을 잡기 위해 속도 경쟁을 해야 했다. 이런 경쟁은 노동자들을 더 위험한 운전으로 내몰았다. 노동자들은 기본배달료를 인상해 안정적으로 생계를 꾸려 가길 바란다.

지난해 배달의민족은 4200억 원 흑자를 냈지만, 배달 노동자 기본배달료는 9년째 동결 상태다 ⓒ이미진

여기에 최근에 ‘거리 두기’가 종료되면서 주문 수요가 줄어, 배달 노동자들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늘려야 한다. 주당 50~60시간의 장시간 노동이 일상이고, 대부분 하루 12시간 이상 일한다. 그리고 시간 당 배달 건수를 높이기 위해 속도 경쟁에 내몰리고 노동강도도 높아진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이러다가 누군가는 과로사로 쓰러지는 날이 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장시간 노동과 속도 경쟁은 배달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도 위협한다. 2020년 국정감사에서 산업재해 신청 수가 많은 기업 1위는 배달의민족이었다.

배달 노동자는 배달 플랫폼에 종속돼 통제 받으며 일하지만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특수고용 노동자다. 그래서 노동자들이 매월 자비로 감당해야 하는 비용도 상당하다. 수백만 원에 이르는 오토바이 구입비, 기름값, 보험료, 오토바이 수리비 등을 빼고 남는 월 순소득은 평균 285만 원 정도다.(국토교통부 조사 결과) 이들의 장시간 노동을 고려하면 많은 액수가 아니다.

배달의민족이 1등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들을 저임금과 장시간·고강도 노동으로 쥐어 짰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창업자인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봉진의 자산 1조 원 신화는 이 속에서 가능했던 것이다.

따라서 생계 유지와 안전을 위해 기본배달료를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하라는 배달 노동자들의 요구는 완전 정당하다. 노동자들은 고객/음식업주가 내는 수수료 인상이 아니라, 회사가 가져가는 수익을 줄여 기본배달료를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속도 경쟁

노동자들은 지방의 기본배달료가 3000원도 안 되는 차별도 중단하라고 요구한다. 소비자로부터는 지역 구분 없이 같은 배달비를 받고 있으면서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배달료는 더 낮게 책정하고 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최근 배달의민족이 내놓은 ‘알뜰 배달’의 배달료도 기존과 동일한 기본배달료로 지급하라고 요구한다.

배달의민족은 이용자가 감소하자 고객·음식업주의 배달비 부담을 덜어 주는 ‘알뜰 배달’(동선이 비슷한 집들을 묶어서 배달)을 내놓았다. 그런데 노조에 따르면 ‘알뜰 배달’을 하는 노동자의 기본배달료는 2200원으로 800원이 삭감된다. 배달료 인하 부담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셈이다.

한편, 배달의민족 자체 배송 관리 업무와 B마트(지점)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사무직 노동자들은 본사 직원들처럼 주 4.5일 35시간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본사 근무자들과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도 주 5일 40시간 일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이러한 요구들에 사측은 “수용 불가” 입장이다.

이에 노동자들은 배달·사무직 공동 파업을 준비 중이다.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배달의민족 본사 근처에서 오토바이 400대가 참가하는 집회를 하고 민주노총 노동절 집회 장소까지 행진을 한다.

그리고 배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5월 5일 어린이날에 하루 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비조합원들의 동참도 호소하고 있다. 기본배달료 인상 요구에 비조합원들의 지지도 늘고 있다. 그리고 소비자들에게는 파업 지지와 연대의 의미로 이날 배달의민족 불매 운동을 요청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노동자들이 파업과 투쟁을 통해 좋은 성과를 얻어 내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