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주변 ‘배달의민족’ 본사(우아한형제들) 앞에서 배달 노동자들이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플랫폼지부가 주최한 이 집회에 오토바이를 탄 배달노동자 약 300명이 참가했다.
배달노동자들의 핵심 요구 중 하나는 7년간 동결된 기본배달료를 인상하라는 것이다. 그간 배달의민족이 소비자에게 받는 배달 기본비도 인상되고 소상공인이 내는 수수료나 광고비 부담도 늘었지만, 배달노동자 기본배달료는 건당 3000원(서울)에서 오르지 않았다.
배달의민족은 이처럼 기본료를 낮게 유지하면서, 자기들이 필요할 때 각종 프로모션을 띄워서 배달 인력을 유연하게 관리해 왔다. 이런 프로모션 경쟁은 노동자들을 더 위험한 운전으로 내몰았고, 노동자들은 들쭉날쭉한 수익 때문에 더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친기업 언론들은 팬데믹 동안 배달 노동자들이 엄청 돈을 벌었다며 그들의 투쟁을 깎아내린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과 사고 위험을 감수해야 겨우 먹고 살 만하다고 말한다. 이날 집회 연단에서 발언자가 “인간다운 삶이 뭔가요?” 하고 묻자 대열에서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답이 나왔다.
홍창의 배달플랫폼지부 지부장은 이런 현실을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세상은 우리가 건당 2만 원 받는 ‘도로 위의 무법자’라고 하지만 사실 오토바이 유지비 빼고 기름값 빼고 법정근로시간을 지킨다면 우리의 임금은 반토막이 날 것입니다. 우리는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받기 위해 기본료 인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배달 노동자들은 음식 수령을 위해 가게로 가는 거리를 배달료에 반영해 달라고도 요구하고 있다(픽업 할증). 지금까지 이 거리는 배달료에 포함되지 않는 무상 노동이었다.
또, 지방은 기본배달료가 3000원보다 더 낮아서, 지방에 대한 차별을 중단하라고도 요구했다.
게다가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서 배달 노동자들이 자비로 감당해야 하는 비용도 상당하다. 김영수 배달플랫폼지부 배민지회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여타 노동자들과 다르게 출·퇴근 시간을 지키면 월급이 들어오는 그런 정규직이 아닙니다. 이 일을 시작하려면 오토바이 400만 원, 매일 기름값 8000원 이상, 유상종합보험만 500만 원을 내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대략 1000만 원이 있어야 배달 일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날 노동자들은 임금교섭에서 노동조합의 요구를 무시하는 배달의민족 사측을 규탄하고, 배민라이더스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우아한청년들’ 본사까지 행진했다.
해외에서 우버이츠, 딜리버루 등 배달 노동자들도 파업과 투쟁으로 성과를 쟁취해 왔다. 배달의민족 배달 노동자들도 그럴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