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요하네스버그 화재 참사:
노숙자들이 아니라 정부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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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내 5층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해 최소 73명이 사망하고 52명이 부상당했다.
이들의 죽음은 노숙자를 보살피기 위한 재원과 보호 조처가 없어서 생긴 직접적 결과다.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에만 거주지를 찾고 있는 사람이 공식적으로 120만 명에 달한다.
긴급 구조대 대변인에 따르면 사망자 중 7명이 어린이로, 가장 어린 아이는 한 살이다.
폐허가 된 건물 입구에 세워진 표지판은 이 건물이 남아공에 과거 존재했던 체계적 인종차별 제도인 아파르트헤이트의 유산임을 보여준다. 이 건물은 남아공 흑인들이 도시의 백인 소유 지역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서류인 ‘돔파스’를 받으러 오던 곳이었다.
노동자들의 투쟁은 아파르트헤이트 체제를 무너뜨렸다. 그러나 그 뒤를 이은 친자본주의 정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지 못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아파르트헤이트의 유물인 이 건물을 점유해서 살아야만 했다.
사망자 중 일부는 미등록 이주민으로, 국가 당국 등이 벌이는 외국인 혐오적 공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청소부나 가사도우미로 일하거나, 길거리에서 음식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다.
화재가 발생한 건물은 요하네스버그 시의 소유이지만 완전히 방치돼 있었다.
건물이 오랫동안 비어 있던 터에 노숙자와 절박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자리를 잡았다. 그들은 지금과 같은 겨울철에 추위를 피할 곳을 찾았다.
악덕 임대인들도 이 지역에 만연해 있어, 가진 것이 없는 사람들에게 비참한 주거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주거지는 필연적으로 과밀하고, 대개 위험하다. 남아공 전역의 ‘비공식 거주지’에서는 화재가 끊이지 않는데,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사람들이 촛불을 사용하거나 임시변통으로 전기를 연결해 사용하기 때문이다.
연기가 자욱한 건물 밖 거리에 시신이 늘어선 가운데,
주민 중 한 명인 노콰지 마부자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우리가 뛰어내릴 수 있도록 바닥에 담요를 깔아주었어요. 저는 네 살배기 아이와 함께 3층에서 뛰어내려야 했죠.”
마부자는 에스와티니
“전기가 잘 연결되지 않아 가끔은 직접 연결하기도 해요. 심지어 우리가 사용하는 물도 화재와 같은 비상사태에 대비한 물이고요.”
주민들은 최소한의 보안을 위해 밤에 잠글 수 있는 문을 각 층에 설치했는데, 그래서 일부 주민들이 갇히게 됐다고 한다.
남아공 사회주의 단체인 ‘킵 레프트’는
“이러한 비난은 오늘날 남아공에서 외국인 혐오가 부상하는 것과 맞물리면서, 가난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주민들이 문제를 일으킨 악당인양 표적이 됩니다. 그 문제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것인데도요.”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
책임자는 단지 노숙자를 직접적으로 탄압한 사람들만이 아니다. 아파르트헤이트가 종식된 지 거의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업과 자본주의적 우선순위가 지배하도록 내버려둔 ANC 장관과 정치인들도 책임이 있다.
판잣집 거주자 운동 ‘아발랄리 바셈존돌로’는 이렇게 말했다. “2017년 72명의 목숨을 앗아간 런던 그렌펠 타워 화재와 마찬가지로, 그리고 해마다 우리 지역사회를 찢어놓는 판잣집 화재와 마찬가지로, 이번 화재는 정치인들과 국가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내팽개친 직접적인 결과입니다.
“지난 일요일
“우리는 마음 속 깊이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우리는 또한 깊고 깊게 분노합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환경에서 살도록 방치된 것에 분노합니다. 우리는 ANC와 민주동맹
“우리는 목숨을 잃은 사람들 중 일부가 이주민이라는 이유로 화재에 기뻐하는 외국인 혐오 단체와 개인들에게 분노합니다.
“어디에서 태어났든 상관없이 이웃은 이웃이고, 노동자는 노동자이며, 동지는 동지입니다. 우리는 정치인들과 국가가 이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모두에게 품위 있고 안전한 생활 환경을 보장하는 데 전념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