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 한나라당판 강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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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룡·박성범의 공천 비리는 차떼기와 최연희 성추행에 이어 한나라당이 구제불능의 쓰레기임을 다시 한 번 보여 주었다. 그러나 이것은 빙산의 일각이다. 영남 지역만 해도 “기초의원 1억∼3억 원, 광역의원 3억∼5억 원, 기초단체장 10억∼15억 원의 ‘공천 공정가’ 소문이 돌고 있다.”
오세훈은 2000년 이회창의 ‘젊은 피 수혈’로 입당한 자답게 이런 썩은 내 풀풀 나는 한나라당의 치부를 가리는 구실을 한다. 강금실의 보라색 패션쇼에 오세훈은 녹색 패션쇼로 맞서고 있다. 자신이 “오랫동안 환경운동을 해오며 녹색이 뼛속까지 박혀 있다”는 것이다.
이 자가 새만금 공사 반대 삼보일배나 북한산 관통도로 통과 반대 성명에 한두 번 얼굴을 비추거나 이름을 올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자가 새만금 공사 등을 저지하기 위해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는 흔적은 결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오세훈은 “뉴타운 50개 건설”, “강북 상권 부활 프로젝트”를 말하고 있는데, 이는 김종철 후보가 지적하듯이 환경을 파괴하는 “한나라당다운 전형적인 개발론”일 뿐이다.
이런 자를 중앙집행위원으로 받아들인 환경운동연합 지도부의 명망 추구 정치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오세훈은 이런 경력을 자신의 이미지 관리용으로 써먹을 뿐이다.
강남 부유층 주부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자는 민중운동과 전혀 관계가 없던 ‘웰빙 오렌지족’이다.
그런 점에서 이 자의 자유주의적 이미지는 짝퉁일 뿐이다. 그는 민변에 이름을 올려놨지만 지금까지도 “탄핵은 올바랐다”고 우기며 한나라당의 노무현 탄핵을 옹호하고 있다.
오세훈은 이라크 파병안에 찬성했고 노동권과 환경을 파괴하는 경제특구법안에 적극 찬성했다. 이 자는 “21세기 업그레이드된 개방의 구체적인 모습은 자유무역협정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신자유주의를 찬양한다. 또, “내가 힘들고 뒤처지는 것은 내 탓이지, 그 누구의 탓도 아니”고 “내가 가난한 것은 남이 부자이기 때문이 아니”라며 경쟁을 고무한다.
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집단이기주의”를 버리라며 “자신들의 월급을 깎더라도 실업자나 비정규직 노동자와 일자리를 나누겠다는 생각이 있어야” 한다고 비아냥거린다.
이 자가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경쟁 후보인 맹형규는 “영입 인사는 백설공주이고, 나나 홍준표 의원은 일곱 난쟁이인 것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신경질을 냈다. 맹형규와 홍준표 같은 ‘늙은 난쟁이’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오세훈의 인기가 강금실을 능가하는 것은 노무현에 대한 사람들의 환멸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 주는 것일 뿐이다. 그러나 노무현을 심판하기 위해 오세훈 같은 자를 지지하는 것은 갈증난다고 소금물을 들이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