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종 보건대 학생회장 인터뷰 “‘보건대는 폐교다’라는 말에 분노했습니다”
〈노동자 연대〉 구독
"보건대 학생들도 본교 학생들과 함께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와 단과대 대표들의 지지를 받아 선거를 추진했는데, 학교에서는 보건대의 투표를 저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건대의 선거권을 인정해 달라는 요구안을 작성해서, 간단한 집회를 하고 요구안을 전달하기 위해 학교 본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학장님과 학생처장님이 나오셨습니다. 제가 요구안을 검토 좀 해 달라고 그 분들께 드렸는데, 그냥 등을 돌리고 가셨어요. 일부 학생들이 일단 저지하며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학생처장님은 이곳은 공식적인 장소가 아니니까 학생처로 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집회를 하기 전에 학생처장님을 찾아갔을 때는 “너는 내가 관할하는 학생이 아니니까 문을 닫고 나가라”는 수모를 받았는데, 그 날은 다시 학생처로 오라고 말씀하시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왜 이게 공식적인 게 아니냐”며 요구안을 받아주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때 요구안을 받으셨다면, 학생들이 박수치면서 보내드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안 된다는 말만 하고 받으려고 하질 않으셨습니다. 그래서 요구안을 전달하려고 17시간 동안 계속 기다리게 된 겁니다.
다른 처장님들은 우리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학생들을 비집고 들어오시더니 그냥 앉아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언론 플레이를 위해 유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바로 한 층만 올라가면 회의실이 있으니 거기서 대화하자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한 처장님은 “보건대생들이 온 것은 침입이다, 나가라”고 하시며 무시하고, 우리 학장님은 “보건대는 폐교다”라는 충격적인 말씀까지 하셨습니다.
그래서 분노한 학생들이 ‘이 자리를 비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좀 지나서 대열이 흐트러지니까 관리처장님은 자기 사무실도 왔다갔다했기 때문에, 원하면 갈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이제 와서 “억류다, 감금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 황당합니다.
학교의 행위 하나하나가 학생들을 도발해서 이런 상황을 유도한 것입니다.
결국 새벽에 기자들이 오니까 대화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버티던 교수님들의 태도가 싹 바뀌면서 아주 부드럽게 대화에 응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튿날[4월 6일] 회의에서도 말 돌리기만 하고 딱 부러지게 말씀을 안 하시는 거예요. 그러더니 회의가 좀 길어지니까 바빠서 가야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근데 정말 어이없는 것은 이렇게 대화하는 동안에 학생들을 징계하겠다는 공지가 학교 사이트에서 나오고 있었다는 겁니다.
사실 대화라는 게 전혀 의미가 없었던 거죠. 겉으로는 대화하겠다고 하면서 뒤로는 학생들을 징계하고 억압하려고 하고 있었으니까요.
보건대에서는 앞으로 징계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면서 아직 모르고 있거나 무관심한 보건대 학생들에게 알려 나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본교 학생들이 징계 대상에 많이 올라가 있는데, 우리가 나서서 본교 학생들을 보호해 줘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