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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징계 항의 농성단 인터뷰 “연대가 가장 큰 힘이 됩니다”

[4월 19일 학교 당국으로부터 출교 조처를 당한 7명 중 김지윤 씨와 조정식 씨가
〈다함께〉 기자 강동훈에게 사태의 진실과 투쟁 상황을 말한다.]

Q. 출교 조치 이후 투쟁 상황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죠.

조정식 : 4월 19일 오후 4시 반 경에 출교 방침이 나왔죠. 그래서 그 날 급히 기자들과 지인들에게 연락해서 한 4백50명이 모여 출교 반대 집회 겸 기자회견을 하고, 다음 날 본관 앞에서 3백여 명이 모여 학교에 면담을 요구했으나 학교가 본관을 걸어잠그고 면담을 거부해서 결국 삭발식을 했습니다. 본관 앞이 울음바다가 됐죠.
그 후 매일 4시에 학교와 면담을 요구하는 집회를 했습니다. 아직까지는 학교측의 반응이 없고, 오늘[4월 26일] 최대 6백 명이 모여서 다시 한 번 면담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많은 단체들에서 연대해 주고 지지 방문도 많이 오셔서 많은 힘을 얻고 있습니다.

Q. 연대가 확산되고 있습니까?

김지윤 : 특히 학내의 학생회들에서 징계대책위를 만들어 다양한 연대를 해주고 있습니다. 철학과의 경우 매일 지지 방문을 오는 것은 물론이고 자보를 붙이고 징계 반대 만장을 만들어서 걸기도 하고, 또 사범대 지리교육과의 경우 1인 시위, 릴레이 단식으로 투쟁 모금을 하는 등 투쟁의 열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과반학생회들이 꾸준히 연대하고 집회를 함께 해주니까 투쟁을 이어가는 데 큰 힘이 되는 것 같습니다.
민주노동당에서 지지 성명을 많이 내주셨고, 성북구 지역위와 전철연 등은 지지 방문도 오셨고, 오늘 집회에는 KTX 여승무원들도 오셨죠. 고려대 시설관리 노조 분들은 처음부터 징계 반대 성명도 내주시고, 우리 대자보는 안 떼시겠다고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국민일보〉 기자분이 연락해서 이것저것 물어 보시길래 취재하는 줄 알았는데, 고대 출신 언론인들 47명이 지지성명을 조직해 주시고 그걸 학교에 대자보로 붙여 주셨습니다. 저희가 요청한 것도 아닌데요.

Q. 고려대 학생들 분위기는 어떤 것 같습니까?

김지윤 : 처음에는 언론을 통해서 왜곡된 사실들이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도덕적 비난이 많았는데, 지금은 출교는 너무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이번 사건이 학생들을 내쫓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냐, 학생들을 내치는 것이 교육자의 자세냐 하는 얘기가 많아요.
그리고 강영만 씨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이번 징계는 학생들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표적 징계라는 지적이 있자 많은 학생들이 공감을 하는 것 같습니다.
학생 활동가들을 출교시킨 후 학내 자치활동을 계속 탄압하고 있는 성균관대 사례를 얘기하면 많은 학생들이 놀라고, 점점 이번 사태의 본질을 알아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아침에 제가 학생들에게 징계 반대 신문을 나눠줬는데, 한 학생이 “학생들 말이 맞는 것 같아” 하면서 갔습니다. 고려대 자유게시판에서도 출교 방침이 너무하다는 의견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 날 정말로 무슨 일이 있었던가?’ 하는 관심이 학생들 사이에서 생기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아직도 보건대 싸움이 어떻게 발생했는지 잘 모르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는 출교 방침이 너무하다는 것뿐 아니라 ‘교수 감금’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주장을 펴나갈 생각입니다.
조정식 : 표적 징계라는 게 티가 많이 나는 게, 아시다시피 저는 ‘다함께’ 회원이 아닌데 상벌위원회에서 “너도 ‘다함께’ 출신이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정말 표적 징계인 것이죠.

Q. 앞으로의 투쟁 계획을 말씀해 주시죠.

조정식 : 징계 반대 서명을 3천3백여 명의 학생들이 해줄 만큼 학내 여론이 저희에게 유리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는 우리의 투쟁이 정당했다는 주장과 결국 “출교 조치를 철회하고 복학시켜라”를 넘어서서 “학교가 사과해라” 정도까지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곧 개교기념일인데, 그 때까지 본관 앞에서 농성이 지속된다면 학교에 큰 타격을 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투쟁의 마지막에는 ‘어윤대 총장 재임 반대 투쟁’으로까지 나아가는 것입니다. 어윤대 총장이 여러 곳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인데, 출교 반대 투쟁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어윤대 총장의 재임을 막는다면 한국 사회에서 신자유주의적 대학 구조조정, 대학을 사설 기업화하는 정책들 자체를 패배시키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지윤 : 이번 사건을 통해서 학교가 진보적 학생들을 얼마나 탄압하려 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걸 느끼거든요. 이 투쟁이 출교 반대에서 시작했지만 어윤대로 상징되는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대한 반대, 그리고 학생 운동 탄압에 대한 방어로까지 나아갈 것입니다.
조정식 : 이번 투쟁에서 이기고 작년에 [이건희 반대 투쟁 때] 나온 소책자 《어떻게 다윗은 골리앗을 쓰러뜨렸는가》 속편을 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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