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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경의 남쪽> 탈북자의 고통을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다

탈북자들의 애달픈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 〈국경의 남쪽〉은 탈북자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괜찮은 영화다.

이 영화는 탈북자들이 남북한 체제 경쟁의 안쓰러운 희생자들이라는 점을 보여 준다.

‘직사포’를 곧잘 쏘아대는 당돌한 여인 연화와 북한에서 알콩달콩 살 수도 있었을 선호(차승원 분)는 어쩔 수 없이 탈북의 길을 걷게 된다. 아버지가 남한과 서신 교환을 해 왔음이 보위부에 들통났기 때문이다. 북에 남는다면 심각한 처벌이 그의 미래를 앗아갈 것이다.

하지만 천신만고 끝에 온 “국경의 남쪽”도 그에게 미래를 보장하지는 못한다. 탈북 브로커를 가장한 사기꾼에게 돈을 떼이고, 탈북자들을 이용하는 교회 연단에서 못이기는 척 “간증의 달인”이 되고, 평소에는 탈북자임이 드러날까 봐 말투도 감춰야 한다.

남한에 온 연화에게 북도 남도 아닌 “다른 곳으로 가자”고 하는 선호의 대사는 탈북자들이 남한 사회에서 철저히 이방인 처지임을 잘 보여 준다.

이 영화는 북한과 남한 당국 모두에게 달갑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탈북자 문제를 우익 쟁점으로 여겨온 사람들 모두 ― 우파든 좌파든 ― 적잖이 당혹스러울 것이다. 선호와 연화는 대한민국의 우월을 입증하는 증인도, 조선의 치부를 드러내는 배신자도 아닌, 남한 피억압 민중과 똑같은 체제의 희생자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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