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학생행진과 반미청년회 경향의 양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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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교당한 학생들은 굳건히 투쟁을 지속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전국학생행진 경향의 총학생회와 반미청년회 경향은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경향은 4월 5일 밤샘 농성 직후부터 학교도 문제지만 학생도 문제라는 식의 양비론을 고수했다. 심지어 일부 성명서들은 학생이 더 문제인 양 취급하기도 했다.(총학생회의 양비론에 대한 비판은 ‘다함께’ 홈페이지 문서자료실 85번 글을 보시오.)
그러다 4월 19일 고려대 당국이 학생들을 출교시키는 초강수를 두자, 잠시 징계 철회 투쟁에 참가하는 듯했다. 그러나 5월 초부터 이 투쟁이 출교 학생들에 대한 동정 여론만으로는 고려대 당국이 양보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다시금 출교당한 학생들에게 양보할 것을 종용하고 있다.
총학생회는 출교 학생들이 5월 5일 개교기념식 시위를 제안하자, “언제까지 평행선만 달리고 있을 겁니까?” 하며 출교 학생들과 별도의 침묵 시위를 조직했다.
게다가 개교기념식 직후 〈고대신문〉이 출교 학생들의 시위를 비난할 때, 비슷한 내용으로 인터뷰하기까지 했다.
그 후 총학생회는 출교 학생들의 투쟁에 거의 참가하지 않고, 출교 학생들의 집회와 별도의 행사를 조직하는 종파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
한편, 반미청년회 경향은 삼보일배를 통해 ‘학생 반성’과 ‘출교 철회’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사과를 마치 출교 철회의 전제조건인 양 취급하는 것이다. 정작 고려대 당국은 사과하면 출교를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없는데도 말이다.
학생들의 사과는 앞으로 등록금 투쟁이나 대학 민주화 투쟁 과정에서 학교 당국을 강력히 압박할 수 있는 전술을 활용하는 데에서 발목만 잡히게 만들 것이다.
지금은 고려대 당국의 징계에 불복하고 굳건히 버티면서, 학교 당국에 맞선 다른 투쟁들을 고무해 징계 철회 투쟁과 결합시키려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