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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경은 ‘전교조의 초심'을 말할 자격이 없다

전교조 초기 상근간부이자 전 청와대 비서관인 김진경이 “지금의 전교조는 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방해만 되는 세력”이라며 전교조를 비판했다. 그는 “초기 전교조 교사들의 주된 관심은 ‘학생 교육’”이었다면서 ‘전교조의 초심’ 운운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김진경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도입하는 노무현 정부를 옹호하고 있다. 그는 전교조가 ‘방과 후 학교’나 자립형 사립고, 국제중학교에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등록금이 수천만 원인 자립형 학교 도입에 반대하고, 평준화 강화를 주장하는 전교조의 정책이 어찌 가난한 학생들을 위한 것이 아닌가?

또, ‘방과 후 학교’는 학교가 끝난 후 학생들을 계속 입시 교육에 매달리게 만드는 정책이다. 진정 학생들을 위한다면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특히 입시경쟁은 가난한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

우파 언론들은 김진경의 말을 빌어 전교조를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렸다. “초심으로 돌아가라”고 전교조를 질타하는 〈조선일보〉의 모습은 역겨울 따름이다.

자 유주의적인 〈한겨레〉조차 “전교조가 조합원인 교사의 이익만 대변”한다는 김진경의 말을 인용하며 전교조가 교장공모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무산시켰다고 비판했다. 또, 교원평가, 방과 후 학교, 차등 성과급제에 반대하는 것도 교사의 이익만 대변하는 것인 양 매도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교장공모제는 교장 선출이라는 개혁적 외양을 띠고 있지만, 사실 학교를 기업처럼 운영하는 CEO형 교장을 도입해 학교간·교사간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이다. 이것은 학생들 사이의 경쟁 강화로 연결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전교조가 교장공모제, 교원평가, 방과 후 학교, 차등성과급제에 반대하며 최근 ‘4대 교육현안 해결 집중투쟁’에 돌입하기로 한 것은 학생들을 위한 투쟁이기도 하므로 완전히 정당하다.

그 런데 전교조가 진정한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일부에게서도 “교사의 이익만 대변”한다는 비판을 받는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하는가? 이런 비판은 전교조가 투쟁하기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두발단속·체벌·입시경쟁에 반대하는 학생들의 행동이나 다른 교직원들과 비정규직 교사 등의 권리, 학생들의 학교 운영 참여 권리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적극 맞설 뿐 아니라, 학생들이나 비정규직 교사 등 다른 교직원들의 투쟁에도 실질적·적극적으로 연대하는 것이 전교조의 초심을 지키는 진정한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