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당국의“전쟁과 혁명의 시대”불허를 규탄한다
〈노동자 연대〉 구독
그런데 올해 고려대 당국은 “전쟁과 혁명의 시대” 장소 대여를 불허했다.
총학생회 집행부와 ‘다함께’ 고려대 회원이 고려대 학생지원부를 찾아가 불허 조치에 항의했지만, 고려대 당국은 요지부동이었다.
6월 29일 ‘다함께’ 고려대 회원들과 사범대 학생회 등이 장소 불허 문제를 놓고 고려대 학생지원부에 다시 항의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학생지원부는 “교육기관에서 하기에는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행사는 '다함께'가 하는 것인데 … 출교자들이 학교에 사과하고 천막 철거하면 [장소 협조가] 잘 되지 않겠는가” 하고 자신들의 진정한 속내를 털어놨다.
고려대는 “전쟁과 혁명의 시대”가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것은 분명한 사상 검열이다. 급진적 주장과 토론의 기회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도이다.
고려대는 그 동안 “정치적으로 문제가 있는” 우파 인사들을 불러 강연회를 개최했다. 얼마 전에는 싱가포르의 독재자였던 리콴유를 초청했고, 〈고대신문〉을 통해 지난해 말 한나라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을 초청했다. 그리고 올해 한 사회학과 교수가 강금실 당시 서울시장 후보 등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었다.
고 려대 당국은 우파가 주최하는 ‘외부행사’는 허용했다. 올해 5월 1일 ‘북한민주화네트워크’와 ‘북한인권청년학생연대’는 고려대에서 대표적인 뉴라이트 지식인인 서울대 이영훈 교수를 불러 한국현대사를 주제로 강연회를 했는데, 고려대 당국은 이 ‘외부행사’를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
따라서 고려대가 민주노동당 의원과 진보적 교수 등이 강연하는 “전쟁과 혁명의 시대”에 대해 유독 “정치적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이중잣대다. 고려대는 또한 학내 단체인 고려대 시설관리노조의 강의실 대여도 불허했다.
따라서 고려대가 “전쟁과 혁명의 시대”를 불허한 것은 단지 ‘다함께’만의 문제가 아니다. 진보적 학생들은 정치적 견해 차이를 떠나 고려대의 사상검열과 자치권 탄압에 함께 항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