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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대통령 아로요는 살인자다

9월 21일은 34년 전 필리핀 독재자 마르코스가 계엄령을 선포하고 장기 독재에 들어간 날이다.

이 날을 기념해 주한 필리핀 대사관 앞에서는 아로요 정권의 초법적인 살인과 테러를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 날 집회는 필리핀 이주자 공동체 카사마코가 주도했고 민변, 경계를 넘어, 참여연대 등 한국인 단체들이 연대했다.

이 항의 행동은 필리핀 마닐라에서도 동시에 진행됐다. 마닐라에서는 1만 5천 명이 모여 아로요 퇴진을 외쳤다.

아로요 집권 5년 동안 필리핀에서는 7백51명의 활동가들이 살해당했고, 1백84명이 실종됐다. 이들 중 대다수가 노동자·농민·인권활동가·변호사·성직자·언론인 들이다.

필리핀 정부는 이런 살해 행위가 자신들과 관련이 없다고 잡아떼지만 많은 인권단체들의 보고는 다르다. 정부와 군대가 암살단의 활동을 비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런 일들이 "아로요 정부가 미국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테러와의 전쟁'과 신자유주의 정책 하에서 체계적이고도 조직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로요는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참여해 '자유수호작전'이라는 이름의 합동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공산당계 반군과 무슬림들을 탄압한다.

필리핀식 '테러와의 전쟁'은 필리핀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파괴했다. 아로요는 2005년 6월 필리핀 공산당과 계열 단체들을 불법 단체들로 규정하고 이들을 완전 궤멸하겠다고 선포했다.

심지어, 아로요는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거나 정부를 비판하는 단체들을 그들의 강령과 실천 방법에 상관 없이 공산주의 단체라고 낙인찍어 무차별 탄압했다. 그 과정에서 살인과 납치 등 각종 인권 탄압이 벌어졌다.

특히, 선거부정·부정부패·신자유주의 정책의 실패 등으로 아로요가 집권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75명이 살해됐고 25명이 사라졌다. 올해 2월에는 급기야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대를 동원해 민주주의를 압살하고 있다.

그러나 탄압이 강화될수록 아로요의 입지도 줄고 있다. 아로요는 최근 퇴진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조만간 필리핀인들의 '피플 파워'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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