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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노조 대의원대회 - 투지와 혁신 염원이 드러나다

11월 23일 대의원 총원 6백67명 중 6백17명이 참석한 금속산별노조 출범 대의원대회는 노동운동 혁신을 염원하는 현장 활동가들이 날카로운 주장을 펴, 시종일관 열띤 분위기였다.

대회 시작과 함께 기아차 김우용 대의원은 ‘적극적인 총파업 조직 결의’를 제안하며 포문을 열었다. “민주노총 파업이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는데, 이후 파업을 적극 조직하기로 결의하자.”

이튿날 오전 대회 마지막에도 기아차 비정규직 김수억 대의원은 “지금 기아차 비정규직은 탄압을 감당하며 파업중이다” 하고 정규직 노조들의 적극적인 파업을 호소했다. 결국 현대차 박유기 위원장은 파업을 적극 조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현장조합원들의 민주주의와 단결 투쟁에 기여할 몇 가지 중요한 안건들이 통과됐다. 그 가운데는 투쟁하다가 해고·징계당한 조합원의 생계 지원과 신분 보장에 대한 안건이 있었다. 그 논의에서 기아차 정규직·비정규직 대의원들은 비정규직도 포함할 것과 “조합의 결정에 따르는 투쟁”이라는 문구를 삭제하자고 했다.

김우용 대의원은 이 조항이 “사측이 활동가들을 공격하는 근거로 활용됐다”며 이 때문에 2년 동안 수감됐던 자신의 사례를 들었다. 이 안건은 대의원 다수의 지지로 통과됐다.

비정규직·여성 등에 대한 대의원 할당제 논의 때 김우용 대의원은 “40만 명에 달하는 이주노동자들은 인종차별까지 받고 있다”며 “노동계급의 국제적 단결을 위해 이주노동자 대의원 할당”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 안건도 통과됐다.

‘중단 명령’

이번 대의원대회의 절정은 ‘현장 파업권’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애초 지도부 안은 해당 단위에서 쟁의를 할 수 있지만 금속노조 위원장이 ‘중단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돼 있었다.

기아차 정규직·비정규직 대의원들은 위원장의 파업 중단권을 삭제하자고 발의했다. 김수억 대의원은 “보수적 노조위원장의 직권조인에 맞선 투쟁이 민주노조의 기본 정신이었다”고 주장했다. 대우차 최종학 대의원은 “자발적 투쟁은 어떠한 대의 구조나 의사 결정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기아차 비정규직 김지현 대의원은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2004년 서울대병원 파업을 가로막은 사례를 들며 “이것이 금속노조에서 반복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결국 위원장의 파업 중지권은 삭제됐다.

이처럼 전투적 활동가들은 이번 대의원대회의 주요 쟁점들을 둘러싸고 첨예한 논쟁을 주도했다. ‘노동자의 힘’과 ‘새흐름’ 경향의 활동가들이 좌파적 경향을 대변했다. 특히 기아차 ‘노동자의 길’ 소속 대의원들과 기아차·현대중공업 소속 비정규직 대의원들은 아래로부터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폈다.

아쉬움도 있었다. 대의원·중앙위원·임원이 조합원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경우 즉시 소환·탄핵할 수 있도록 현행 소환제의 요건을 크게 완화하자는 제안은 과반에서 3표가 모자라 부결됐다.

이번에 다 다루지 못한 나머지 안건들은 12월 1일 속개될 회의에서 다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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