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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본 입장 해설 28:
장애인 차별은 자본주의의 결과다

지배계급은 장애인 지원을 낭비로 여긴다 ⓒ이미진

장애인들이 겪는 끔찍한 처우는 자본주의 사회가 손상(impairment, 의료적·신체적 상태/제한/결핍 등을 이르는 개념)을 가진 이들을 다루는 방식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사회도 존재했다. 장애인 차별은 자연의 섭리같은 것이 아니다.

사회가 손상을 가진 이들의 필요를 충족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에 그들은 장애인이 된다.

‘장애’는 일반적으로는 계급 사회의 산물이고, 더 구체적으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등장했다. 지구상에 등장한 이래 대부분의 시기 동안 인류는 유목 생활을 했다. 그 시기의 사회는 지금보다 평등하고 협력적이었다. 무엇보다도 계급 분열이 없었다. 계급 분열은 약 1만 년 전에 처음 생겼다.

사회가 계급으로 나뉘기 전에는 장애인 차별이 없었다는 주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초기 인류 사회의 유물들을 보면, 심각한 질병을 앓는 이들도 다른 이들의 돌봄 속에 무사히 성인이 될 수 있었다.

고고학자들인 페니 스피킨스, 홀리 루더포드, 앤디 니드햄은 이렇게 말한다.

“네안데르탈인들 사이에서 장기적인 돌봄이 이뤄졌다는 증거를 유물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인류는 돌봄을 제공할 때 고령이나 심신의 손상에 의한 것이든, 부상으로 생긴 것이든 ‘유전적 결함’에 의한 것이든, 회복가능한 것이든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종류의 것이든 개의치 않았다.

“이러한 사실이 더욱 놀라운 것은 당시가 살아가기에 매우 팍팍한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계급 분단 이전 사회의 증거들은 손상을 가진 이들을 돌봤다는 것 외에도 더 많은 것을 말해 준다. 당시 사람들은 약 30~40명씩 무리 지어 수렵·채집 생활을 했고, 각자가 하는 기여의 차등을 따지지 않았다는 증거들이 있다.

장애인 차별의 역사와 정치를 연구한 로디 슬로라크에 따르면 초기 계급 사회에서는 손상에 관한 모순적 견해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예컨대 고대 그리스와 로마 사회에는 차별의 한 형태로서 “장애(disability)라는 개념은 없었다.”

뒤이은 봉건제 사회에서도 손상을 입은 사람들을 특별히 체계적으로 차별했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유럽 중세 후반에 벌어진 사회적 변화에서, 차별의 한 형태로서의 장애의 기원을 발견할 수 있다. 14세기에 벌어진 커다란 위기로 거대한 변화가 시작됐는데 바로 자본주의가 부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본주의에서는 생산성과 노동시간을 획일적으로 측정하는 방식이 도입됐고 노동은 더 조직적이고 규율화된 형태를 띠었다.

장애인 차별이 매우 자본주의적 현상임을 논증한 슬로라크는 이것이 중요한 변화였다고 지적한다. “이런 변화로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노동이 출현됐고, 그 결과 장애가 차별의 한 형태로 등장했다.”

공장 도시가 등장하면서, 이전까지 사람들에게 돌봄을 제공한 대가족 제도가 파괴됐다. 손상을 가진 사람들은 공장 제도하에서 경제적 구실을 수행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점차 부담으로만 여겨졌다.

이러한 산업혁명 시기에 영국에서는 구빈원과 특수학교 같은 기관들이 생겨났다. 이 기관들은 “병든 자와 미치광이, 기형과 노약자”를 나머지 인구에서 떼어 놓았다.

자본주의가 “손상을 가진 사람들을 일터에서 배제하게 되는 이유”에 관해 슬로라크는 자본가들이 그들에 대한 투자를 “낭비나 다름없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자본가들은 건강하고 교육받은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즉 이른바 “노동의 재생산”을 위해 복지에 일부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납득한다. 그런데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재생산 비용이 더 클 수 있다. 그 때문에 그들은 필요를 무시당하거나, 제대로 된 지원 없이 일하도록 강요받는다.

우리는 장애인 활동가들이 복지 국가에 대한 공격에 맞서고, 시설에 가두는 것이 아닌 자립 생활 보장을 요구하는 것을 지지한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서 진정한 선택권과 결정권을 누려야 마땅하다.

그리고 자본주의 착취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위해 투쟁할 때만 장애인들을 향한 체계적 차별을 끝장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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