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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본 입장 해설 ④:
왜 개혁으로는 체제를 바꾸지 못하는가

학교 교육과 언론을 보면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키려면 기존 의회 절차를 밟아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그런 생각은 주요 운동들이 아래로부터 사회를 바꿀 만큼 강력하지 못할 때 특히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런 때에는 사회 상층에 있는 사람이 구원을 내려 주는 것이 유일한 ‘현실적’ 방안이라고 사람들이 여기기 쉽다.

그러면 아래로부터 힘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의회에서 영리한 책략을 펴는 것을 중시하게 된다.

활동가들은 양쪽으로 이끌릴 때가 많다. 한편으로는 순전한 부문 운동이 해법이라고 여기다가, 그것이 불충분한 것으로 드러나면 기존 제도를 이용하는 것에 기대를 건다.

처음에는 아래로부터의 저항으로 시작됐던 것이 위로부터의 개혁주의로 귀결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자본주의하에서 위로부터의 개혁주의는 실망과 환멸을 낳을 수밖에 없다.

혁명가들은 개혁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을 무시하지 않는다.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모든 변화는 얻어 내기 위해 싸울 가치가 있다.

동시에, 정치적 주장으로 사람들을 설득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가 동의하는 목표를 위해 함께 싸우면서 참을성 있게 그 주장으로 설득하는 것이다.

독일의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는 중요한 지적을 했다. 사회주의자들은 진정한 개혁을 위한 투쟁을 기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개혁이냐 혁명이냐’라는 물음에 어떻게 답하냐는 지금 여기에서 투쟁을 수행하는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

기존 국가를 압박해서 지속성 있는 변화를 성취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노동자 운동을 상층에 기대를 거는 방향으로 이끌고 국가에 영향을 미칠 동맹자를 구하는 데 힘을 집중하게 될 것이다.

반면, 언젠가는 노동자 운동이 지배계급과 그 국가에 맞서 혁명적 투쟁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아래로부터 운동 건설을 강조하고 대중이 권력자들을 존중하는 태도를 버리게 하는 데 힘을 집중하게 될 것이다.

국가의 모든 부분은 자본주의를 운영하고, 기업들과 기업주들을 돕는 데 주안점이 있다. 핵심적으로 이것은 체제 작동에서 중요한 구실을 하는 노동자 착취를 더 원활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뜻한다. 방대하고 복잡한 법률들은 자본가들의 소유권과 이윤 추구를 합리화하고, 경찰과 군대, 정보기관은 그들을 보호한다.

국가 기구들은 선출되지 않은 관료들로 그득하다. 그들은 대기업 총수들 같은 사람들과 대체로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좌파 정부가 들어서면 그 정부를 무너뜨리는 데 혈안이 될 것이다.

대기업과 국가의 강력한 힘에 맞서야만 개혁을 이룰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노동자들은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1871년 파리코뮌 참가자들이 놓은 바리케이드.

혁명가들은 어떤 사회주의 전략에서든 국가와의 대결이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반면 개혁주의 전략은 국가를 분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장악하고 이용해서 더 나은 사회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런 전략은 국가를 통제하고 붕괴하지 않도록 지키는 것을 다른 무엇보다 가장 중시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그런 지향 때문에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은 — 당내 좌파가 지도권을 잡고 있을 때에도 — 그저 정부로 진출하거나 정부에 남아 있기 위해 후퇴와 양보를 한다. 정부를 이끌게 되면 이들은 그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세력을 달래려고 애쓴다. 그리고 의회 밖에서 벌어지는 투쟁을 의회 내에서 ‘우리 정부’를 지키는 것에 종속시킨다.

1871년 프랑스 국가가 파리 코뮌을 만들어 낸 봉기를 분쇄하는 것을 보며 마르크스는 이렇게 썼다. “노동계급은 단지 기존 국가 기구를 장악해서 자신에게 이롭게 이용할 수 없다.”

노동자들은 기존 국가를 변화시켜 재활용할 수 없고, 다른 종류의 국가 권력으로 완전히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회 밖의 평범한 사람들이 일터와 거리에서 벌이는 저항의 힘에 희망을 걸어야 한다. 정치인들을 지지하여 국가를 변화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 자체를 물리치기 위해서 말이다.

이 글은 본지의 기본 입장을 해설하는 기획 연재의 네 번째 글이다. 다음 연재에서는 자본주의가 자연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에 관해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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