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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본 입장 해설 13:
왜 민족해방 투쟁을 지지해야 하는가?

오늘날의 세계는 경제·정치 권력을 두고 서로 경쟁하는 국민국가들이 지배하고 있다.

패권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제국주의 국가들은 더 약한 나라들을 지배하고 약탈해서 자신의 목적에 맞게 이용하려 한다. 그리고 그런 나라들에서는 제국주의의 지배에 맞서 모든 주민들을 단결시키려 하는 투쟁이 성장한다. 일제 강점기에 벌어진 독립 투쟁이 바로 그런 사례다.

1960~1970년대 남베트남에서 미국에 맞서 싸운 민족해방전선(NLF)도 그런 사례다. 베트남 민족해방전선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지배에 맞서 싸웠다.

민족해방을 달성하려면 제국주의를 패퇴시키고 거기에 의존하는 세력들을 제거해야 했다.

자결권 요구는 제국주의 국가의 지배하에서 사람들이 겪는 고통과 억압으로부터 나온다.

반제국주의 투쟁

제국주의는 크기를 불문한 모든 국가들이 경쟁을 벌이는 세계적 시스템이다.

1940년대의 인도 독립 투쟁과 영국의 패배는 커다란 정치 위기를 낳았고 제국주의에 큰 타격을 줬다.

진정한 민족해방 투쟁은 오늘날 팔레스타인 투쟁이 그렇듯이 세계적 제국주의 시스템을 약화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따라서 제국주의 국가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그러한 투쟁을 무조건 지지해야 한다.

세계적 제국주의 시스템은 한 민족 전체에 대한 억압, 끝없는 전쟁, 약소국 부의 약탈 등을 낳을 수 있다.

그러한 억압에 맞선 싸움은 계급을 불문한 모든 사람들을 거리로 불러낼 수 있다.

서방의 노동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빈번하게 민족해방을 분쇄하려 드는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이 가장 큰 적이라는 것이다. 또, 한국과 같은 나라의 노동자들에게는 제국주의와 협력하는 자국 지배자들에 맞서는 것이 중요하다.

민족해방 투쟁을 지지하는 것은 억압받는 민족의 자결권을 지지하도록 제국주의 국가들의 노동자들을 설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는 그들의 머릿속에 있는 애국주의적·국수주의적 사상을 씻어 낼 수 있다.

이는 반동적 사상을 물리치고, 노동자들이 자국 지배계급의 제국주의적 목표를 자신의 것으로 여기는 것을 막는 방법이기도 하다.

민족해방 운동의 패배가 일으킬 효과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민족해방 운동의 목표를 좌절시킨다면, 제국주의 국가는 본국 노동자들의 요구를 물리치는 데서도 더 힘을 받게 될 것이다.

민족해방 투쟁이 벌어지면 제국주의 국가의 지배계급은 자국 노동계급에 더해 싸워야 할 적이 또 하나 늘어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정치적 독립성

혁명가들은 민족해방이라는 목표를 넘어서는 계급 투쟁의 원리를 통해 민족해방을 달성하는 것을 지향한다.

무조건적 지지라고 해서 무비판적인 것은 아니다. 민족해방 운동은 현지의 상층 계급이나 중간계급의 일부가 이끌 때가 많다.

그래서 커다란 약점이 있을 때가 많다. 특히, 민족해방 운동 지도자들은 아래로부터 전면적인 계급 투쟁이 벌어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그 지도자들은 자본주의 시스템 내에서 자신의 몫을 얻어 내려 하는 노선을 취한다.

진정한 민족해방 투쟁이 벌어지는 나라의 혁명가들은 그 투쟁을 지지하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

독립성을 유지함으로써 혁명가들은 투쟁을 지지하면서도, 상층 계급이나 중간계급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할 수 있다.

오늘날의 제국주의 체제하에서는 민족해방 요구로 시작된 투쟁이 사회주의를 쟁취하려는 투쟁으로 귀결될 수 있다.

제국주의 국가의 혁명적 사회주의자들은 어떤 민족해방 투쟁의 승리가 제국주의를 강화시킬 경우 그 투쟁을 지지하지 않는다.

1990년대 발칸 반도에서는 다민족 국가인 유고슬라비아가 내전과 인종청소로 빠져들었다.

그 과정에서 가장 가난하고 억압받는 집단인 코소보 알바니아인들 사이에서 코소보해방군(KLA)이 성장했다. 그러나 코소보해방군은 서방 제국주의 세력과 동맹을 맺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그 세력들의 도구가 돼 버렸다.

그래서 코소보 즉각 독립은 반동적 요구가 됐다.

우리의 출발점은 오늘날 세계가 제국주의 시스템하에 있으며, 우리에게는 자본주의의 세계 지배에 대응하는 혁명적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가 강조했듯이, 혁명가들은 “억압받는 민족, 심지어는 가장 후진적인 민족일지라도 그들을 정치의 객체가 아닌 주체로 보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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